필리핀 경찰도 중국 해경과 똑같이 국기 게양
미국·필리핀 3주간 합동 훈련 개시
최근 중국 해안경비대원들이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필리핀명 서필리핀해)의 작은 암초를 점거했다며 오성홍기를 든 사진을 공개하자 필리핀도 같은 방식으로 맞대응했다. 현재 미국과 필리핀이 연례 합동 군사훈련을 진행 중인 가운데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필리핀 간 영유권 분쟁이 한층 격화하는 모양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중국 중앙TV(CCTV)를 인용해 최근 검은색 제복을 입은 자국 해안경비대원 4명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베트남명 쯔엉사군도·필리핀명 칼라얀군도) 내 분쟁 지역인 '샌디 케이'(중국명 톄셴자오) 암초에서 오성홍기를 든 모습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중국 중앙TV(CCTV)
27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중국 중앙TV(CCTV)를 인용해 최근 검은색 제복을 입은 자국 해안경비대원 4명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베트남명 쯔엉사군도·필리핀명 칼라얀군도) 내 분쟁 지역인 '샌디 케이'(중국명 톄셴자오) 암초에서 오성홍기를 든 모습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샌디 케이는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의 가장 중요한 전초기지인 티투 섬(중국명 중예다오·필리핀명 파가사 섬) 인근에 있다. 필리핀은 티투 섬을 통해 중국군 움직임을 감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CCTV는 중국이 이달 초 해당 암초에서 "해양 통제를 하고 주권인 관할권을 행사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필리핀도 암초 3곳에 자국 보안군이 상륙했다고 밝히면서 중국 해안경비대원들과 비슷한 모습으로 자국 국기를 펼친 사진을 27일 공개했다. 서필리핀해 국가 태스크포스(NTF-WPS)는 성명을 통해 암초 중 하나에서 914m 떨어진 곳에서 중국 해안경비대 선박과 중국 민병대 선박 7척의 '불법 존재'를 목격했다고 밝혔다. 다만 필리핀 보안군이 상륙한 암초 가운데 한 곳이 최근 중국이 점거한 샌디 케이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BBC는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중국이 샌디 케이에 상주하는 징후는 없으며 해안경비대도 철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 측 남중국해 약 90%에 대해 영유권 주장
중국은 남중국해의 약 90%에 관한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필리핀을 비롯해 베트남·대만·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 동남아시아 국가와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해 3월과 올해 1월에도 샌디 케이에서 필리핀 선박이 해양 조사를 시도했고, 중국 해경은 "불법 상륙 시도"라며 대응해 마찰이 벌어졌다.

최근 중국 해안경비대원들이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필리핀명 서필리핀해)의 작은 암초를 점거했다며 오성홍기를 든 사진을 공개하자 필리핀도 같은 방식으로 맞대응했다. NTF-WPS
원본보기 아이콘이에 필리핀군은 중국의 침략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 티투 섬에 해안 경비대 감시 기지를 설치했다. 지난 21일부터 필리핀과 미국 군대는 '어깨를 나란히 하다'란 뜻의 3주간 연례 합동 훈련인 '발리카탄'을 시작했으며 27일에는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했다. 중국 측은 미·필 합동 군사훈련에 대해 "지역의 전략적 안정을 훼손한다"고 비난했으며, 필리핀 정부가 "외부 국가들과 공모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필리핀 역시 중국 해경의 국기 게양 사진에 27일 저녁 남중국해 모래톱에서 자국 경찰이 비슷한 모습으로 국기를 든 사진을 공개했다. 필리핀 서해 국가 태스크포스(NTF-WPS)는 "중국 해안 경비대 선박이 모래톱에서 914m 떨어진 곳에 불법적으로 주둔했으며, 여기에는 중국 민병대 선박 7척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중국과 필리핀 사이에서는 선박 충돌과 난투 등 잦은 대치가 일어나고 있으며, 최근 중국은 서해에도 양식장이라며 인공 구조물을 설치해 한국과의 영토 분쟁 빌미를 제공했다.
중국 해경의 인공기 게양 이후 필리핀 경찰이 남중국해 모래톱에서 똑같은 자세로 국기 게양 사진을 찍었다. 중국 해경의 인공기 게양 이후 필리핀 경찰이 남중국해 모래톱에서 똑같은 자세로 국기 게양 사진을 찍었다. 미국 국가 안보 위원회는 중국 해경의 무인 암초 상륙에 대해 "이러한 행동은 지역 안정을 위협하고 국제법을 위반한다"고 경고하며, 백악관은 "자체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비난하는 미국과 필리핀군의 발리카탄 훈련에는 최대 1만 7000명의 병력이 참가할 예정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