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원·시의원 거쳐 재선 구청장
저출생 대응 '아이맘 택시'
1동 1대학 등 평생학습 성과
서울 은평구 신년인사회장에는 미니 오케스트라 모아(Miracle of Art, M.O.A)앙상블의 아리랑이 울렸다. 이날 무대에 오른 연주자들은 은평구에 있는 서울시 꿈나무마을 초록꿈터를 졸업한 자립준비청년과 보호연장된 청년 6명이다.
이들을 무대에 세운 건 김미경 은평구청장이다. 김 구청장은 2022년 9월 진관동에 은평자립준비청년청을 개설했다. 사각지대의 자립준비청년들이 자립 기반을 마련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였다.
지난 6일 구청장실에서 만난 김 구청장은 "꿈을 찾아 공부하겠다고 하고 웃음을 찾아가는 자립준비청년들을 볼 때나 편백나무숲길을 오르는 주민들의 뒷모습을 볼 때 구청장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 구청장은 봉산(烽山) 편백나무숲을 은평이 자랑할 만한 힐링 공간이자 치유의 장소로 꼽았다. 해발 209m 높이의 야트막한 산의 편백숲은 그가 서울시의원 시절부터 공들였던 공간이다.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편백나무를 심어 지금은 1만3400주의 ‘청춘’나무가 자라 편백나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에 특효인 편백나무는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수종이지만 서울에선 유일하게 이곳에 대량 군집을 조성했다. 김 구청장은 "지금까지 무장애숲길 5.2km 구간 공사를 완료했고, 내년이면 9.8km 구간이 모두 완성된다"며 "지역주민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눈에 띄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구청장은 재선 구의원과 재선 시의원을 거치며 탄탄하게 의회 경험을 쌓았다. 그는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드문 재선 구청장이기도 하다. 은평구에 50년 넘게 살면서 20년 이상을 지역 정치와 행정에 몸담았다. 보육·평생교육 부문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고, 숙원 사업이 균형있게 본궤도에 올랐다.
은평구가 원조로 지금은 서울 전역으로 퍼져나간 ‘아이맘 택시’는 저출생에 대응하는 은평의 노하우가 담겨있는 정책이다. 김 구청장은 "임산부와 영유아 자녀를 둔 가정에서 병원 갈 때 전용 택시를 통한 이동서비스를 지원하는 사업에 구민들의 호응이 특히 좋았다"며 "저출생 대응을 위해 아이맘 상담소 등 아이맘 후속 브랜드를 구상하고 있고,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라고 했다.
김 구청장이 애정을 쏟은 ‘1동 1대학’과 ‘우리동네배움터’는 지난해 말 ‘유네스코 학습도시상’을 받았다. 그는 "관내에 대학이 한 곳밖에 없다는 한계를 동네별 주민자치회가 서울의 여러 대학과 연계해 독창적이고 특화된 평생학습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극복했다"며 "은평구와 함께 사업을 하고 싶어하는 대학이 늘어 올해는 1동 2대학·3대학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는 유네스코로부터 ‘1동 1대학’ 등의 평생학습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유네스코 학습도시상’을 수상했다. 수상식 날 국내에 비상계엄 사태가 터지면서 김미경 은평구청장(사진 왼쪽 세번째)은 출국 6시간 만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귀국했다. 은평구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김 구청장은 신분당선 대안노선 마련과 고양은평선 신사고개역 신설을 올해 주력할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지난해 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노선 연신내역 개통으로 은평구 일대는 서북권 발전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사업이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했고, 경기도가 신사고개역을 제외한 고양은평선 기본계획안을 내놓은 점을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았다.
그는 "다행히 서울시가 대안노선을 마련하고 있고, 우리 구에서도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이 2년 후 완공할 국립한국문학관 등 교통수요를 반영하도록 시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사고개역 신설과 관련해 은평구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은 경기도에 대해서는 "대응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김 구청장은 "불광동 서울혁신파크 부지 대기업 유치, 수색역 삼표부지 주거복합 개발사업을 통한 삼표 본사 이전 등이 은평구의 문화·관광자원과 함께 지역의 경제선순환을 일으켜 은평의 가치를 높여줄 것"이라며 "좋은 일자리가 생기고 사람들이 계속 머물 수 있는 경제문화인프라가 구축되도록 애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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