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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된 유령 유조선 왜 사나 했더니"…러시아 돈줄 '그림자함대'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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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그림자함대' 유조선 제재
러 석유수출 생명줄…국제유가 변수
흑해·발트해 등 유럽 곳곳서 기름유출

13일(현지시간) 핀란드 킬필라티 항구에 정박 중인 러시아 그림자함대 소속 유조선인 이글S호의 모습. AFP·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핀란드 킬필라티 항구에 정박 중인 러시아 그림자함대 소속 유조선인 이글S호의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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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석유 수출을 주도해왔던 일명 '그림자함대(Shadow Fleet)'에 대한 대규모 제재에 들어갔다. 해당 제재로 러시아산 석유 수급에 차질이 생겨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주로 50년 이상 노후화 된 유조선으로 구성된 그림자함대 소속 배들이 각종 고장으로 기름유출 등 해양오염까지 일으켜 유럽국가들의 안보와 환경문제 고민이 큰 상황이었다.

美, 러 그림자함대 대러제재에 포함…국제유가 새로운 변수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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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지난 10일(현지시간) 183척에 이르는 러시아 그림자함대 유조선들을 대러제재 대상으로 대거 올리고 러시아 내 선박보험회사와 에너지기업들도 추가로 제재한다고 밝힌 후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북해산 브렌트유, 중동 두바이유 등 주요 국제유가는 일제히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가격인 80달러선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 제재로 러시아 그림자함대 소속 유조선들 중 중국과 인도,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되던 선박들의 입항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단기적으로 석유수급 차질도 불가피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0만배럴 규모 러시아산 원유를 실은 그림자함대 소속 선박들은 미국의 제재로 원래 수출하기로 했던 인도로의 입항이 막혔다.

미국 정부가 그림자함대 소속 유조선들을 계속 찾아내 제재 대상을 늘려가면서 앞으로 그림자함대 제재가 국제유가 변동성을 일으킬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씨티그룹은 "향후 러시아의 그림자함대 유조선 중 최대 30% 정도가 제재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하루 최대 80만배럴이상 석유 수급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 석유 中·인도 수출 연결…전쟁비용 생명줄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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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함대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국과 서방국가들의 대러제재를 피해 러시아가 석유를 수출하는 주된 우회수단이었다. 제재 대상에 올라가는 것을 최대한 피하고자 선박의 정확한 국적과 소유주를 알 수 없도록 유령회사 소속 배들로 구성해 그림자함대라 불린다. 해당 유조선들은 선박자동식별장치(AIS) 등을 끄고 운행하며, 주로 러시아 석유를 중국과 인도로 수출해왔다.


프랑스의 선박중개업체인 BRS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러시아 원유를 수송하는 그림자함대 소속 유조선은 700척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대러제재 시작 당시 400척 규모에서 대폭 늘어났다. 러시아 정부는 그림자함대 운영을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전세계 노후 유조선들을 매입하기 시작했는데, 2022년 한해에만 그리스에서 125척의 유조선과 운반선을 매입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그림자함대 유조선을 통해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수출을 이어가면서 우크라이나 전쟁비용을 마련해왔다. 러시아는 재정수입의 절반 이상을 국영 에너지기업들의 석유와 가스수출 수익에서 얻고 있으며, 대러제재로 서방으로의 수출이 금지됐던 석유의 약 90% 이상을 중국과 인도에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50년 넘은 노후 유조선…고장·기름유출로 환경위협
10일(현지시간) 엔진 고장으로 발트해에서 표류중인 러시아 그림자함대 소속 유조선인 이벤틴호가 예인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엔진 고장으로 발트해에서 표류중인 러시아 그림자함대 소속 유조선인 이벤틴호가 예인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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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함대는 대러제재 무력화로 인한 안보 위협 뿐만 아니라 잦은 고장과 기름유출 사고 등으로 해양 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일부 유조선들 중에는 운행이 거의 불가능한 50년 이상된 노후기종도 있어 해상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의 해상비상사태중앙사령부(CCME)는 지난 11일 러시아에서 출발한 그림자함대 소속 유조선인 이벤틴호의 견인을 위해 3척의 예인선을 투입했다. 해당 유조선은 러시아에서 이집트로 석유를 운송하기 위해 출항했으나 발트해상에 위치한 독일 뤼겐섬 인근을 지나가다 엔진이 멈춰 표류했다.


지난달 18일에는 흑해 크림반도 인근을 지나가던 러시아 그림자함대 소속 유조선 2척이 파도에 휩쓸려 난파되면서 약 1만톤(t) 규모의 러시아산 원유가 바다에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사고 직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 배들은 거의 50년이나 된 노후 함선들로 겨울철 파도가 높은 흑해 일대에서 절대 운행되선 안된다"며 "흑해는 러시아가 초래한 또다른 환경재앙과 직면해있다"고 맹비난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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