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장을 교체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극단적인 테러 행위로 꼽히는 자살폭탄 공격을 20여년 만에 재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야히야 신와르가 최고 정치지도자로 선출된 뒤 하마스가 더 과격화한 투쟁 노선을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신와르는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을 기습해 1200여명을 살해하고 250여명을 납치한 테러 작전의 설계자다. 그는 지난 7월 당시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당한 뒤 새 지도자로 선출됐다.
아랍 정보기관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후 신와르는 이스라엘을 상대로 자살폭탄 테러를 재개하라는 자시를 내렸다. 하마스는 2000년대 초반까지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했지만, 국제사회의 여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다가 팔레스타인 내부에서도 정치적으로 따돌림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멈췄다. 이번 자살폭탄 테러를 재개하라는 지시에 하마스 내부에서도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신와르에게 반기를 들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와르는 이스라엘에 타격을 주기 위해서는 민간인의 희생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지닌 하마스 내부 과격파의 핵심이다. 그는 이전 하마스 지도부가 이스라엘과 가자전쟁 휴전 협상을 벌이는 것도 반대했고, 하니예 등 이전 하마스 지도부도 신와르의 과격한 투쟁 노선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싱크탱크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매슈 레빗 선임 펠로는 "신와르가 이끄는 하마스는 향후 더 과격한 근본주의적 성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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