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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이복현 금감원장…메모 읽으며 메시지 컨트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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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간담회에서 사과 당시에도 메모 읽어

금융감독원과 국민연금공단, 한국거래소가 공동 주최한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이 서울 한경협회관에서 열렸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왼쪽부터)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기경 한국거래소 부이사장이 기념촬영후 자리로 가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금융감독원과 국민연금공단, 한국거래소가 공동 주최한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이 서울 한경협회관에서 열렸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왼쪽부터)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기경 한국거래소 부이사장이 기념촬영후 자리로 가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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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메시지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앞서 대출 관련 발언으로 시장에 혼란을 야기했다는 비판이 불거지자 이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컨퍼런스홀에서 이 원장은 국민연금, 한국거래소와 함께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을 개최하고 기자들과 만나 백브리핑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눈에 띄는 장면이 등장했다. 이 원장이 메모를 보며 토론의 의미 등을 설명한 것이다.

이 원장은 달변가이면서 거침없는 화법으로 유명하다. 취임 후 기자들 앞에 서는 자리에서 메모만 읽거나 모호한 답변을 주는 경우는 없었다. 출입 기자들이 이 원장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런 이 원장이 기자들 앞에서 메모를 들고 백브리핑에 나선 것이다.


이를 두고 이 원장의 화법으로 인해 정책의 일관성(신뢰)이 무너진다는 비판이 나오자 자중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원장은 앞서 은행장 간담회가 열렸던 10일에도 가계대출 관리와 관련해 시장에 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하면서 메모를 읽었다.


이것 또한 금융당국 안팎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 원장이 도의적 책임이 아니라 스스로 일으킨 혼란에 대해 사과한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이 원장이 은행장 간담회에서 사과한 것을 보고 금융권 인사는 "금감원장이 직접 사과를 한다니 놀랍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원장의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진 적은 과거에도 있었다. 올해 상반기 '이사의 충실의무' 범위를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 논의가 화두로 떠올랐을 당시 이 원장은 '배임죄 폐지' 카드를 꺼냈다. 이에 재계와 금융투자업계 양측에서 상법 개정과 관련된 논의가 '배임죄 폐지'로 소급되기도 했다. 금융위 등에서 정해진 바 없다며 수습하며 곤혹스러워했지만, 당시 이 원장은 사과하지 않았다.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이 원장의 답변도 신중해졌다.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열린 토론'을 마치고 이 원장은 밸류업과 관련해 국민연금의 국내 투자 확대에 대한 질문을 받자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이 충분히 말한 것 같고, 그것으로 답변을 갈음하겠다"라고 말했다. 일부 질문에 대해서는 이와 같은 식으로 답변을 피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공매도, 주가조작과 같이 법 준수와 관련된 정책은 직접적이고 분명한 화법이 효과적이지만, 가계대출은 전통적으로 금융위에서 창구 지도를 통해 세심하게 관리하는 영역이었기 때문에 금감원장 화법의 후폭풍이 컸던 것 같다"며 "금감원장 화법에 장단점이 있으므로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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