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력 비판 선 넘었다는 지적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를 향한 일부 팬의 공격을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2차전에서 자책골을 기록한 정승현(알 와슬)에 대한 비판 여론이 선수 개인을 넘어 가족까지 공격하고 나서면서다.
앞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0일 오만과의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이날 황희찬(울버햄튼)이 전반 10분에 골망을 흔들었고, 이후 주장인 손흥민(토트넘)이 2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확정 지었다.
그러나 이번 경기의 실점도 대표팀에서 나왔다. 한국은 전반 추가 시간에 오만 대표팀에 프리킥을 내줬는데, 정승현이 상대의 킥을 걷어내려다 머리에 볼을 맞고 동점 골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처음에는 오만의 득점으로 인정됐다가 곧바로 정승현의 자책골로 정정됐다.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정승현을 비난하는 글이 쏟아졌다. 문제는 선수 개인의 경기력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 공격 대상을 가족까지 확대했다는 데 있다. 현재 정승현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비공개 상태인데, 프로필에 적힌 아내의 계정을 찾아 "또 정승현", "남편분 은퇴시켜라" 등 댓글을 쓰는 이들이 있었다.
정승현은 이전에도 악성 댓글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한 바 있다. 지난 2월 치른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도 비난 댓글이 폭주하자 그는 "와이프 계정, 아기 계정에 도가 지나친 댓글을 남기는 사람들이 많다"며 "선처 없이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다. 가족에게는 지나친 비방 및 욕설을 하지 말아달라. 부탁드린다"라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예선 1차 팔레스타인전에서도 대표팀은 일부 팬들을 향해 과도한 야유를 지양해 달라며 부탁한 바 있다. 당시 대표팀은 0대0으로 팔레스타인 대표팀과 비겼는데, 관중석에서 일부 응원단은 홍명보 감독,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등을 비난하는 현수막을 건 바 있다.
이날 대표팀 소속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경기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을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청했다. 손흥민도 그의 의견에 동의하며 "그런(감독 등을 비난하는 일) 케이스가 다시는 나와선 안 된다"면서 "홈에서만큼은 우리가 스스로 적을 만들면 안 된다. 저희가 상대를 무너뜨리는데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지, 팬들 입장에서도 생각하시고 응원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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