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극계, 할리우드의 거장
'다스베이더' 목소리로 유명
SF 영화의 클래식으로 추앙받는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대표 악역 다스베이더의 목소리를 담당했던 성우 겸 배우 제임스 얼 존스가 별세했다. 향년 93세.
존스의 에이전트인 배리 맥퍼슨은 9일(현지시간) "존스가 오늘 아침 뉴욕 더치스 카운티의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존스의 사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존스는 1931년 1월 미시시피주에서 태어났다. 오늘날 그의 목소리는 전 세계인이 알고 있지만, 정작 어린 시절 존스는 언어 장애로 고생했다고 한다. AP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존스는 6살 당시 미시간주로 이사하면서 조부모에게 입양돼 자랐는데, 자서전 '목소리와 침묵'에서 "미시간으로 이사한 뒤 가슴이 아팠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다행히 그의 언어 장애는 고등학생 시절 은사를 만나 극복할 수 있었다. 은사는 존스에게 시를 큰 소리로 읽도록 훈련해 주면서 그를 격려했다고 한다. 이후 존스는 미시간대로 진학해 연극을 공부했다.
군 제대 후 존스는 브로드웨이가 있는 뉴욕으로 터전을 옮겨 본격적인 연기 경력을 쌓아갔다. 초반에는 연극, 영화, TV 분야에서 활약했고, 1967년 연극 '위대한 백인의 희망'에 출연한 후 2년 뒤인 1969년 토니상의 영예를 안았다. 토니상은 연극계의 아카데미라는 위상을 가진 상이다.
존스에게 지금의 명성을 가져다 준 영화는 스타워즈 시리즈다. 그는 클래식 첫 작품인 '새로운 희망'(1977)을 시작으로 '제국의 역습'(1980), '제다이의 귀환(1983)'에서 연달아 다스베이더 역을 맡았다. 애초 다스베이더의 목소리는 배우가 직접 연기하기로 했으나, 감독인 조지 루카스가 "더 어두운 목소리를 원한다"며 존스를 따로 캐스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유의 굵고 엄중한 목소리로 호평을 받은 존스는 1994년 디즈니의 대작 애니메이션 영화 '라이온킹'에서 주인공 심바의 아버지 '무파사' 역을 맡았다. 미국 연극계와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내내 존스는 토니상(2회), 에미상(2회), 그래미상, 아카데미 공로상 등을 수상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코트 극장(Cort Theatre)'은 2022년 그의 이름을 따 '제임스 얼 존스 극장'으로 변경되기도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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