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이 6일 발표한 2023년 정부 업무평가에서 ‘B’ 등급을 받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직원들의 안색은 흐렸다. 평가가 시작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 낯설다. 과기정통부는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분야에서 한국의 입지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주인공이다. 업무평가에서도 줄곧 ‘A’ 등급을 받아왔다. 과연 이번 업무평가가 한국의 미래에도 적신호가 들어왔음을 경고한 것일까.
과기정통부가 ‘B’ 등급을 받은 것은 분명히 국가 발전에 불안감을 안길 수 있는 요인이지만 우려만큼 심각한 사안이 아닐 수도 있음을 이번 평가 결과가 보여준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 실시된 2022년 정부 업무평가에서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와 달 탐사선 다누리 성공에 힘입어 A를 받았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에도 배점이 높은 주요 정책에서 ‘A’ 등급을 받았다. 그런데 규제혁신·정책 소통에서 ‘B’ 등급을 받았다. 결국 종합평가는 B였다.
우등생이 평범한 학생으로 바뀐 계기는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축소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8월 전년 대비 13.9% 감소한 21조5000억원의 R&D 예산안을 발표해 파문을 불러왔다.
과기정통부는 급격히 불어난 예산을 효율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갑작스러운 발표에 연구 현장은 물론 국민 여론도 차가웠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R&D 예산 문제가 있어 업무평가 하락이 불가피했던 것 같다"면서 이미 예상한 일이라면서도 아쉬워했다.
과기정통부 직원들이 제대로 일을 하지 않았다면 문제다. R&D 예산 효율화도 서둘러 진행하고 소통했다면 연착륙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시간에 쫓기다 보니 문제가 커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R&D 효율화 방침이 제대로 과기정통부에 전달되지 않았다는 점은 곱씹어 봐야 한다. 용산에서 자리를 옮겨온 조성경 과기정통부 1차관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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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는 올해 우주항공청 설립이라는 중요한 숙제를 안고 있다. 역대 어느 정부도 해내지 못했던 제4이동통신 출범도 시작됐다. 여전히 과기정통부가 국민의 사랑과 관심을 받을 조건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문제가 있다면 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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