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뮤다, FNCT 등 현지 업체 잇따라 철수
국내 브랜드도 애플·삼성에 점유율 내줘
"국내용 개발 집중하다 해외 진출 실패"
과거 '전자제품 강국'으로 손꼽혔던 일본의 토종 스마트폰 브랜드가 위기에 몰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현재 일본에서 스마트폰을 설계·제조하는 업체는 소니와 샤프 단 두 그룹뿐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지지통신 등 일본 현지 매체들은 8일(현지시간) 일본 전자기기 제조업체들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 중이라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에서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기업은 소니와 샤프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마저도 샤프는 대만 '홍하이정밀'에 인수됐다.
일본 IT 전문 매체 'x테크'는 "2023년 5월은 일본의 스마트폰 시장에 있어 '악몽'"이라며 "국내 업체 철수와 경영 파탄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발뮤다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했고, FNCT는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 및 판매 중단을 발표했다"라고 설명했다.
남아있는 두 업체인 소니와 샤프에 대해서도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매체는 "두 기업 모두 세계적인 점유율이 높다고 할 수 없고, 국내 시장 의존도가 매우 높다"라며 불안 요소가 큰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일본 최대 스마트폰 메이커인 소니와 샤프는 국내 시장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삼성 갤럭시의 시장점유율은 10.5%를 기록해 샤프(10.1%)를 앞지르고 2위를 차지했다.
일본 스마트폰 시장 1위인 애플은 점유율 56.1%로 이미 과반을 점한 상태다.
일본산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서도 해외 업체에 점유율을 내주는 이유는 경쟁력 차이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산케이 신문'은 "미국 애플, 구글 등은 대량 생산으로 비용을 절감해 고성능 단말기를 만든다"라며 국내 수요에 의존하는 일본 업체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이어진 엔화 약세,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제조 원가 상승도 겹치면서 철수가 벌어지고 있다"라며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 일본에서는 10개 이상의 휴대전화 단말기 업체가 경쟁해 왔지만, 국내용 개발에 집중하다 보니 세계 진출에 실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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