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리 인상에 부담 느낀 신흥국, 정크본드 발행 '뚝'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국가신용등급이 투기등급 수준에 놓인 신흥국들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기준금리 인상에 부담을 느껴 올해 국채 발행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채 금리가 3% 내외 수준인 가운데 신흥국 국채 금리는 20%를 넘어서면서 국제통화기금(IMF) 지원 등 다른 자금 확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자체 집계 결과를 통해 투기등급인 신흥국의 올해 국채 발행 규모가 이달 18일 기준 186억달러(약 24조9000억원)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6년(207억달러) 이후 매해 같은 기간 발행된 국채 발행 규모 가운데 가장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는 일반적으로 9월이 투기등급 국가들의 국채 발행이 가장 많은 시기인데 올해는 미국의 공격적인 긴축 통화정책의 영향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모건스탠리,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들은 채권금리가 3년 내 가장 높고 신용등급이 낮은 국가들이 시장에 접근하기가 더욱 어려워지면서 투기등급 국가들의 외채 발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윌리엄블레어의 마르셀로 아살린 신흥국 채권 담당 책임자는 "투기 등급인 국가에 자금 조달 조건이 불리한 상태는 지속될 것"이라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국채 주요 시장에서 움직임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기등급 국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3월 금리 인상을 시작하기 전까지 초저금리 환경 속에서 국채를 대거 발행하며 자금을 조달해왔다. 하지만 이 시장에서 큰손으로 불렸던 브라질은 지난해 6월 이후 달러 등 주요 통화로 표시된 국채를 발행하지 않았으며 오만, 이집트도 해외 시장에 국채를 발행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가나나 엘살바도르 등 투기등급 국가들의 채권금리가 20%를 넘긴 상황에서 다음 주 개최될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의장 등 Fed의 주요 인사들이 추가로 긴축 통화정책 메시지를 내놓을 경우 유동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15일 금융 정보 회사 레피니티브를 인용해 10년물 국채금리가 10% 이상인 국가가 이달 10일 기준 15개국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튀르키예, 카자흐스탄, 콜롬비아 등과 함께 절반 이상은 아프리카 국가(8개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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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등급 신흥국들의 국채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지면서 IMF 등에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가나는 지난달부터 IMF와 협상을 진행하며 최대 30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하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엘살바도르는 IMF의 특별인출권(SDR)을 사용해 내년 1월 만기가 도래하는 8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환매하는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IMF의 SDR 지원 잔액은 7월 말 기준 1430억달러로 2019년 대비 47%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을 웃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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