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완화하려면 환자 관리 가능한지 보여줘야"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9만명을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18일 새로운 방역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부교수는 "이미 현장은 지옥"이라며 방역 완화 여부에 대한 신중한 결정을 촉구했다.
이 교수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거리두기를 완화하겠다면 늘어나는 환자 관리가 가능한지 보여줘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요양원, 요양병원, 정신의료기관, 급성기병원 어디 하나 빼지 않고 종사자와 환자에게서 감염이 급증하고 있다"라며 "확진자 규모가 더 커지게 되면, 의료기관부터 축소 진료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 시작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적어도 (확진자) 정점은 찍고 나서 거리두기 완화를 논의해 주셨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이 교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고통 때문에 더 이상 (거리두기에 대해) 말씀드리기 여의치 않다"며 "정부에서 들을 것 같지도 않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제가 맡은 환자와 집단발병으로 고생하는 요양원, 요양병원을 도우면서, 그리고 제가 근무하는 병원을 지키는 노력을 하면서 조용히 살겠다"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최근 방역지침 완화 가능성에 대해 거듭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4일에도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늘어나는 확진자 관리가 안 되어서 격리, 통보 해제도 제대로 안 되고 있고, 상태가 나빠진 일반관리군은 어떻게 해야 할지 제대로 알려주지도 못하는 상황이다"라며 "제발 위기를 스스로 키우지 말라"고 질타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18일 조정된 방역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인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중심으로 거리두기 지침을 완화해 달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어 정부의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9만3135명을 기록, 전날(9만443명)에 이어 이틀째 9만명대를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는 389명으로 전날 대비 76명 증가했다.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달 말까지 200명대를 유지했으나, 지난 14일 306명을 기록하면서 300명대로 올라섰다.
이런 가운데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14개 자영업자단체는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방역지침 철회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날 이들은 영업시간 제한 철폐 및 정부의 손실보상을 촉구하며 시위를 이어갔다. 또 이같은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오는 21일부터 소속 회원들을 중심으로 '24시간 영업'에 나서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오호석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대(코자총) 공동대표는 이날 "우리는 생존권 때문에 거리로 나왔다. 지금 자영업자들은 죄인처럼 천대받고 있다"며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우리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고, 쥐꼬리만 한 손실보상으로 생계를 이어갈 수도 없다. 보상을 100% 받을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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