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들여온 '먹는 치료제' 안 쓰나 못 쓰나
3만6719명, 나흘째 3만명대
팍스로비드 투약률 4%로 저조
처방 기준 까다롭고 통제 심해
확진자 대비 물량도 턱없이 부족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어렵게 국내에 들여온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처방과 투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재택치료자의 위중증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제 처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방역당국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정부가 화이자와 계약한 팍스로비드 총 물량은 76만2000명분이다. 이 가운데 국내에 실제 반입된 물량은 지난달 13일 초도물량 2만1000명분과 이달 1일 추가로 들여온 1만1000명분 등 총 3만2000명분이다.
그러나 실제 국내에서의 처방·투약은 지난 3일 기준 누적 1275명분에 불과하다. 투약률이 채 4%도 되지 않는 셈이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은 나이 제한, 병용 금기 약물 등 처방 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으로 보고 "의료진에게 치료제 사용지침을 준수해 치료제를 적극 활용하도록 당부했다"고 밝혔다.
정작 의료 현장에서는 방역당국이 정한 처방 대상 기준에 맞춰 약을 투여하려 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온다. 한 병원 관계자는 "방역당국이 공표한 기준에 맞아 처방하려 해도 모든 물량을 당국이 통제하고 있어 약을 달라고 사정을 해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 이후 연일 3만명대 확진자가 나오면서 현재 확보한 치료제 물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추가 물량 반입 일정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팍스로비드의 치료 효과는 우수한 편이다. 방역당국이 초기 복용자 6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4명(80%)은 증상이 호전됐다고 응답했다. 특히 복용자 중 위중증 및 사망으로 진행한 경우는 없었다. 이에 따라 국내 팍스로비드 처방 대상도 점진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방역당국은 기존 60세 이상, 면역저하자에 더해 50대 기저질환자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경우 중증 코로나19로 진행될 위험이 높으면서 경도~중등도에 이르는 12세 이상·체중 40㎏ 이상 소아 및 성인에 대한 사용을 승인했다.
팍스로비드는 증상 발현 3일 이내 투약할 시 가장 효과가 좋고, 5일 이내에 투약해야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재택치료 중심으로 환자 관리 체계가 변화한 만큼 빠른 치료제 처방이 이뤄져야 위중증 환자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염호기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대책전문위원장은 "처방률이 낮아서는 환자가 악화되는 상황을 예방할 수 없다"면서 "의사가 전문적 판단을 통해 처방을 결정하면 빨리 치료제가 투약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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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3만6719명 늘어난 누적 108만1681명을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 수는 나흘 연속 3만명대를 이어갔다. 사망자는 36명 늘어났고, 위중증 환자는 2명 줄어든 268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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