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제로 1번지 가다]SK온, 수주잔고만 전기차 2700만대분…올해 손익분기점 넘는다
[코마롬(헝가리)=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SK온을 비롯한 배터리 회사는 기본적으로 수주를 먼저 따내고 공장을 짓거나 확장하는 게 관행이다. ‘선(先)수주·후(後)투자’ 전략으로 점유율 경쟁이 어떤 산업보다도 공격적이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SK온이 지난해 이례적으로 스스로 밝힌 수주잔고 ‘1테라와트(1000GWh)+α’의 숫자는 가볍게 볼 게 아니다. 지난해 기준 SK온의 수주잔고는 1600GWh로 알려져 있다. 이는 전기차 2700만대분에 해당하는 양이다. SK온의 2017년 수주잔고가 약 60GWh 수준이었으니 불과 4년 만에 26.6배 증가한 셈이다. SK온 관계자는 "수주잔고의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20조원에 달한다"고 했다.
이처럼 SK온이 현재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배터리 업체 중 하나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지난해 미국 포드와 129GWh 규모의 조인트벤처(JV) 설립 소식을 전한 것은 업계에 긴장감을 불러왔다. 양 사는 초기에 합작사 규모를 60GWh 수준에서 논의하고 있었으나 두 배가 넘는 규모로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SK온과 포드가 유럽에서도 JV를 구축하기로 하고 연내 합작 규모와 부지를 정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공공연하게 나온다. 일각에서는 포드의 완성차 공장이 있는 터키를 후보군으로 꼽는다.
SK온은 유럽 외에도 해외에는 중국과 미국에, 국내에는 서산에 생산 기지를 보유하고 4각 편대 체제로 돌아간다. 유럽과 중국, 미국, 한국 배터리 공장을 모두 합한 SK온의 배터리 연간 생산 능력은 40GWh 수준이다. 내년에는 여기서 두 배 이상인 85GWh로 늘어나고 2년 뒤인 2025년에는 220GWh, 2030년에는 500GWh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 SK온에 주어진 숙제는 크게 2가지다. 손익분기점(BEP) 돌파와 기업공개(IPO)다. 투자 회수 기간이 긴 편인 배터리 사업 특성상 BEP를 넘기는 것은 규모의 경제 확보를 넘어 새로운 출발선을 의미하는 이정표다. SK온은 올해 BEP를 넘고 첫 흑자 경영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다. 영업이익률 추이를 보면 2020년 1분기 -36%에서 지난해 3분기 -12%로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돌발 변수가 없는 한 올해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매출액도 2020년 1조원을 처음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3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매출액 목표치는 6조원 가까이로 잡았다.
SK온은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전까지 IPO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나 경쟁사 LG에너지솔루션이 1월 중으로 최대 규모의 IPO를 단행하는 것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SK온은 대신 상장 전 지분 투자 유치(프리IPO)에 나서기로 했다. 프리 IPO 규모는 약 3조원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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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마롬(헝가리)=김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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