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오랜 친구'에서 냉랭한 관계로…바이든·시진핑 '애증의 역사'
시 부주석, 2013 中 찾은 바이든 부통령에게 "나의 오랜 친구"
이제는 미중 갈등 속에서 냉랭한 관계로…바이든 "우린 업무관계일뿐"
[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그들은 베이징에서 같이 면 요리를 나눠먹고, 티베트고원에서 진지한 대화를 통해 미국의 의미에 대해 서로 생각을 나누며, 상호 간 존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미국인과 중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나올법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다. AP통신은 위의 이야기를 전하며 "과거 바이든 대통령은 외국 정상과의 좋은 관계 구축이 좋은 외교 정책의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시 주석과의 관계 강화에 주력한 바 있다"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사이의 친분 관계는 과거 2010년대 초 각각 부통령, 부주석 시절이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 주석은 2013년 12월 4일 중국을 찾은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을 위한 만찬을 베풀며 "조 바이든 부통령님, 중국 방문을 다시 한번 따뜻하게 환영합니다. (당신은) 나의 오랜 친구입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바이든 부통령도 시 주석과의 관계를 '우정'으로 표현하며 화답했다.
둘은 시 주석이 부주석일 때부터 본격적인 친분을 쌓았고 바이든은 특유의 소탈함으로 중국 국민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11년 8월 부통령이었던 바이든이 중국을 찾아 카운터파트였던 시 부주석과 회담한 게 대표적이다.
시진핑은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협력만이 양국에 옳은 길"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도 "중국과의 가까운 관계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화답했다.
바이든은 시진핑과의 회담이 끝나고 베이징의 허름한 식당을 찾아 국수를 들며 중국 시민과 어울렸다. 당시 중국 언론들도 '국수 외교'라고 치켜세우며 호의적 반응을 보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작년 7월 기사에서 바이든이 2011년 초부터 18개월간 미중을 오가며 최소 8차례 만났고 통역만 대동해 식사한 시간만 25시간이 넘는다고 전했다.
둘의 만남에 여러 차례 동석한 참모 대니얼 러셀은 NYT에 바이든이 시진핑과 빠르게 개인적 연결고리를 만들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시 주석과의 관계를 적극 드러내고 있다. 그는 지난달 타운홀 행사에서 "내가 세상 어떤 지도자보다 시진핑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이처럼 서로 '좋은 친구'로 부르며 개인적인 친분까지 쌓아온 그들이었지만 각자 자국의 정상으로 오른 뒤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들도 국제정치적 상황에 직면하며 이제는 친분 관계를 넘어서 현실적인 관점 속에서 서로를 바라볼 수밖에 없게 됐다.
미중 경쟁의 격화 속에 친분의 온기는 상당 부분 사라진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 '오랜 친구 대 오랜 친구로서 시 주석에게 세계보건기구 조사팀을 들여보내라고 요청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이건 똑바로 하자. 우리는 서로를 잘 안다. 우리는 오랜 친구가 아니다. 그저 순전한 업무(관계)"라고 잘라 말했다.
시 주석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면서도 개인적 친분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은 셈이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15일 저녁, 한국시간으로 16일 오전 열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첫 화상 정상회담은 시간이 흘러 각각 강대국 정상에 오른 '옛 친구'의 반가운 해후라기보다 양국의 이익을 앞세운 첨예한 설전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에 직접적이고 솔직하게 우려를 제기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시 주석 역시 핵심 이익으로 여기는 분야에 있어 물러섬 없는 대치를 마다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백악관 관계자들은 이날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대치를 낮춘 상태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실제로 양국 공동성명 발표도 예정돼 있지 않은 상태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위원을 역임했던 매튜 굿맨은 "미중 관계를 논할 때 양국 간 의견차가 워낙 극심해 두 정상 간의 과거 친분 관계 만으로 극복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상태다. 그는 과거 친분 관계를 고려할때 이날 정상회담으로 양측간 간극을 좁힐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둘 간의 과거 관계를 되짚어볼때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 더 솔직한 심정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 주석 역시 내년 베이징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20차 당 대회를 통한 장기집권 성사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미국과의 고강도 충돌은 피하려 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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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관계 개선의 여지를 보여주듯 양국은 지난 주 종료된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기간 중 기후변화 대응에 공동으로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긴 '깜짝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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