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양극화·교육 불평등…中 '가개붕'도 이제 용 못된다
계층 이동성 줄고 불평등 증가
발전 초기부터 선진국병 심화
젊은층서 체제 불신·환멸 커져
시진핑, 최근 부의 재분배 강조
[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중국 경제가 성숙해질수록 저소득층 집안의 자녀들이 계층 이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의 잠재적 사회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동부유(共同富裕)’로 부의 재분배를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중국의 고소득 및 고위직 2세들에겐 좋은 기회에 접근할 기회가 갈수록 쌓여가고 있는 반면 저소득 및 지방 출신들에겐 줄어들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싱가포르국립대와 홍콩중문대의 연구에 따르면 1980년대 소득 하위층에서 태어난 자녀가 계층 이동을 할 가능성은 1970년대보다 낮았다. 1981~1988년 중국의 하위 20% 가정에서 태어난 자녀들 가운데 오직 7.3%만 상위 20%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1970~1980년대의 경우 9.8%였다.
연구 책임자는 "세대 간 빈곤의 덫이 커졌다"고 말했다. 세계은행도 관련 연구에서 이와 비슷한 결론을 내리며 "중국에서 계층 유동성이 줄어들었다"며 "특히 여성과 빈곤한 지역에서 극심하다"고 했다.
중국은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면서 일부 서방국에서 나타나는 문제가 일찌감치 나타나고 있다. 이들 서방국은 대개 경제가 발전됐고 수입이 정체된 상태다. WSJ는 "중국은 서방국과 달리 발전 초기 단계부터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계층 이동성이 상대적으로 줄면서 경제적 불평등도 심화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1978년 중국의 소득 상위 10%와 소득 하위 50%는 각각 국가 전체 수입의 25%를 차지했다. 하지만 30년이 지난 2018년, 소득 상위 10%는 전체 수입의 40% 이상을 차지한 반면 소득 하위 50%의 몫은 15%에도 미치지 못했다.
2000년대 이후에는 부의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졌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의 상위 1%는 국가 전체 자산의 30%를 차지했는데 이는 2000년(10%)의 3배다. 미국에선 같은 기간 상위 1%의 자산 비율은 2.5%포인트(32.5%→35%) 오르는 데 그쳤다.
중국의 전반적인 수입과 생활 수준은 지속해서 오르고 있지만 계층 이동성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계층 구분을 없애고자 하는 중국 공산당도 경각심을 갖게 됐다. WSJ는 "당국은 이 같은 현상이 사회적, 정치적 안정성을 위협할까봐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젊은 층 사이에서는 계층 이동 사다리가 없어진 데 대해 환멸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꼽히는 구이저우성 서북부 출신의 한 청년은 "미래가 긍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집안의 첫 대학 졸업생인 그는 "계층 사다리를 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일로 여겨진다"며 "현재 임금 수준이 사는 데 지장은 없지만 아파트를 사고 결혼을 할 순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WSJ는 계층 간 이동이 어려워진 현상의 원인으로 두 가지를 짚었다. 우선 개인의 주택 보유가 가능해지면서 자산의 가치가 급등했다. 주택을 일찍 구입한 사람이 줄줄이 부유층 대열에 합류했고 이는 이들로 하여금 더 많은 주택을 사게 했다. 반면 주택을 일찍 사지 못한 사람들은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게 됐다.
지난 6월 기준 베이징과 상하이의 평균 주택가격은 연간 평균 실질 가계 가처분소득의 각각 25배, 20배다. 높은 부동산 가격으로 악명 높은 런던(8배)이나 뉴욕(7배)의 최대 3배 이상이다.
나머지 원인은 교육 불균형이다. 주요 도시의 중산층 이상 가정은 실소득 4분의 1 이상을 사교육에 사용한다. 반면 지방 학생들은 이 같은 기회를 얻지 못한다. 이는 교육 양극화로 이어졌다. 중국의 명문대인 칭화대 입학생 중 지방 출신은 1990년 22%에서 2016년 10.2%로 반토막 났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한국 증시 왜 이렇게 뛰나"…코스피 랠리에 이탈...
2017년 중국 대학입학능력시험에서 최고득점을 한 학생은 언론 인터뷰에서 "외교관이라는 특권을 가진 부모님의 양육과 베이징에서 얻을 수 있는 교육자료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지방 출신 학생들은 이같은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나는 이들과 달리 공부할 때 많은 지름길이 있었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