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종로3가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노동법 전면 개정 등을 요구하며 도로를 점거한 채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3일 오후 서울 종로3가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노동법 전면 개정 등을 요구하며 도로를 점거한 채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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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서울 도심 집회를 강행한 3일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794명이었다. 그 전날은 826명이었다. 확진자 수가 800명이 넘은 것은 ‘3차 대유행’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던 시점인 올해 1월 7일(869명) 이후 6개월 만이었다. 전파력과 치명력이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강한 ‘델타 변이’가 유행하는 와중에 기습 집회를 벌인 것이다.


정부와 경찰은 민주노총에 대규모 집회 자제를 줄곧 당부했다.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중대한 방역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함께 집회 자제를 요청하고자 민주노총을 찾았지만 문전박대 당했다. 사무실에는 들어가지도 못한 채 조합원들의 거센 항의만 받다가 자리를 떠야 했다.

집회는 결국 강행됐다. 경찰이 여의도와 광화문 등 주요 집결지에 차벽을 설치하고 경찰관을 배치해 원천 차단에 나서자 기습적으로 장소를 종로로 변경했다. 3일 오후 2시께 종로타워빌딩 방향으로 행진한 조합원 8000여명은 구호를 외치고 투쟁가를 불렀다. 이후 오후 2시40분께 종로2가 사거리부터 종로3가 사거리까지 차로 4~6개를 점유한 채 전국노동자대회를 진행했다. 마스크는 착용했지만 거리두기는 실종됐다. 사회자가 "너무 촘촘히 붙어 있으니 간격을 벌려달라"고 말할 정도였다.


민주노총은 방역수칙보다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철폐가 중요하다고 설파한다. 하지만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이러한 주장이 얼마나 국민들에게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당장 우리의 가족·이웃 2000여명이 코로나19로 인해 세상을 떠났다. 경찰은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응당 책임을 져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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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의 이번 집회를 보며 오버랩되는 장면이 있다. 지난해 8월15일 광화문에서 이른바 ‘태극기 부대’ 1만여명이 모여 대규모 광복절 집회를 강행했다. 그 이후의 결과는 익히 알려진 대로다. 1년 가까이 지나 주최자는 다르지만 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극과 극은 역시 통하는 법인가 보다.


이관주 사회부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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