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놀이에서 어른 놀이로
손자가 태어난 지 5개월이 되었다. 식구들이 매주 1,2차례 찾아가 산모의 산간(産看)과 살림을 도와준다. 그럴 때면 나는 여러가지 준비를 해서 차로 1시간여 거리의 딸네 집으로 가는 운전을 돕는다. 밑반찬을 포함하여 바리바리 챙겨가서 친정 엄마가 직접 요리도 한다. 그러다 보니 거의 매주 사위를 포함한 전가족이 둘러 앉아 가지는 식사시간의 재미가 쏠쏠하다. 제법 자주 들락거리다 보니 손자도 손자지만 아내와 딸, 사위와의 거리가 무척이나 가까워졌다는 느낌도 기분 좋은 일이다.
나는 아내와 딸이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에 손자와 노는 재미가 있다. 무릎 위에 앉혀두고 작은 소리로 “도리도리 도리도리… 까꿍!”이라고 하면 재미있다고 깔깔거린다. 몇 차례 하고 있으면 아직 결혼하지 않은 작은 딸과 아내가 와서 무슨 비결이냐고 한다.
“할배가 좋은 모양이지”라고 하면 오랜 시간 동안 놀아주고 귀여워해 준 이모인 작은 딸이 “요것이 배반을 했다”고 하면 모두 웃는다. 그도 그럴 것이 할머니와 이모가 놀아주면 그냥 미소만 짓는다던가 뚱한 표정이 전부였던 모양이다.
30여년 전에 나는 내 딸들을 어떻게 데리고 놀았는지 기억은 전혀 없다. 막연히 까꿍까꿍 정도였다. 그 기억을 바탕으로 인터넷에 ‘까꿍’을 찾아보니 관련된 놀이 관련 자료들이 많다. 잠시 기억을 더듬으며 수년전에 보았던 자료를 쉽게 찾았다. 직장인 강의를 하며 우리 전통놀이를 접목하려고 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단동십훈(檀童十訓)으로 어린 아이를 어를 때 쓰는 말을 모아둔 우리 전통의 육아놀이 10가지를 정리해 둔 책이다. 단군시절부터 우리가 가졌던 전통적 육아방식이다. 거기에 한자가 적혀 있으니 해석을 하면 재미있는 뜻새김이 가능해진다.
도리도리 까꿍은 ‘도리(道理)’는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의미이다. 까꿍은 깨닫는다는 각궁(覺躬)의 된소리 발음이다. 연결시키면 살아가는 동안 좌우를 살피며 "자신을 깨닫고 도리를 익히라"는 선조들의 깊은 뜻이 담겨있는 것이다. 이런 오묘한 뜻에다가 눈앞에 보이는 그 누군가가 ‘도리도리’하며 머리를 좌우로 돌리다가, ‘까꿍’하고 자극을 주니 재미가 있는 듯하다. 그래서 깔깔거리는 것으로 생각이 된다.
요즘은 하나 더 응용하고 있다. 피곤할 때, 목욕탕에 들어갔을 때, 잠이 깨질 않아 생기를 돋굴 때 자리에 힘을 빼고 앉는다. 그리고 쓱, ‘도리도리 잼잼잼잼’을 교대로 50회 정도하고 나면 회복이 된다. ‘잼잼’이라고 하는 것은 지암지암(持闇 : 잡다, 쥐다의 지와 어두움의 암)은 두 손을 쥐었다 폈다하는 동작을 하는 것이다. 현명한 삶이란 쉽게 깨칠 수 없으니 세상의 혼미한 것을 잘 가리자는 뜻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렇게 한자로 옮기는 것에 대한 반론도 있다. 전통적인 우리의 말에 억지로 갖다 붙였다는 학설이다. 감안하고 들어도 그럴싸해 보인다. 말은 우리의 전통 방식인 것이다. 10가지 나오는 놀이말이 딱 맞아떨어지는 운율도 있고, 몇 가지를 묶어 하면 응용력이 뛰어나 뇌에도 자극을 주는 것 같으니 재미있다. 말이 나온 김에 딸내미 집에 보니 육아를 위한 도구로 새로운 것이 많았다. 맞벌이 부부의 손과 노력을 최소화하도록 발달이 되었다. 대개가 특정 도구나 화면으로 집중을 시킨다. 그러나, 소중한 애기들을 직접 마주하며 놀아주는 것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쓱’하고 활용을 해보자.
이 외에도 불아불아, 시상시상, 곤지곤지, 업비업비, 아함아함, 작작궁 작작궁(짝짜꿍) 등도 있다. 걸음마 연습, 주먹쥐기, 손바닥 찧기, 고개 흔들기, 손뼉 치고 춤추기 등의 지혜로움이 있다. 시대를 넘나드는 지혜와 자극을 주는 것은 좋은 것이다. 그리고, 여하튼 할배만 보면 잘 웃으니 그것만으로도 좋다.
박창욱 한국지식가교 대표(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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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리더십'은 강제와 지시의 억압적 방법이 아닌 작고 부드러운 개입이나 동기 부여로 조직이나 개인의 변화를 이끌어내게 하는 것이다. 또한 본인 스스로의 작은 변화로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따르고 싶은 사람으로 변모시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조직이나 관계에서 창의와 열정을 불어넣어 새로운 가치와 행복을 창출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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