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반도체에서 시작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산업의 쌀인 석유화학제품 전반으로 번지면서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에서부터 스마트폰, 소비자가전, 의료용 주사바늘 폐기용기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 미치는 타격이 심화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본 완성차업체 도요타와 혼다는 반도체와 석유화학제품 등 핵심 공급품 부족으로 북미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혼다는 오는 22일부터 1주일간 미국과 캐나다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며 코로나19와 반도체 공급 부족, 물류 적체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혼다가 북미 공장에서 조업을 완전히 멈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요타도 반도체와 석유화학제품 등 원자재 부족을 이유로 미 켄터키 공장의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다만 가동 중단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구체적인 기간과 규모는 제시하지 않았다.

반도체에서 화학제품까지...글로벌 공급망 비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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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품귀 위기는 PC, TV 등 소비자가전과 스마트폰 등으로 옮겨 붙었다. 일본 주요 패널업체인 재팬디스플레이는 반도체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팬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반도체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제품을 만들 수 없지만, 원재료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얼만큼 반영해야 할지 예측할 수 없다"며 "반도체 수급난이 내달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공급망 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수요 증가가 꼽힌다. 코로나19로 장기간 이어진 봉쇄 조치와 재택근무 확산의 수혜를 입은 정보통신(IT) 관련 제품의 대량구매 수요가 겹친 것이 원인이었다.


여기에 지난달 기록적인 한파로 텍사스주 지역에 반도체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사태를 키웠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을 비롯해 네덜란드 칩 제조업체인 NXP도 가동 중단 한달이 지나도록 조업을 정상화하지 못한 상태다.


텍사스주 한파는 석유화학제품 공급망에도 타격을 가했다. 기록적인 한파로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서 텍사스주에 몰려있는 미국의 석유화학공장들의 가동에 차질이 빚어졌다. 텍사스에 위치한 석유화학업체 다우는 이달 말까지는 공장 가동율이 80% 수준으로 내려갔다.


주사바늘과 주사바늘 폐기용 용기와 의료용 가운, 장갑에 이르기까지 플라스틱이 들어간 제품을 만드는 업체들도 공급망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로 의료용 기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플라스틱 원자재 부족으로 공급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공급 부족으로 인해 주 수입처인 아시아와 유럽 지역의 플라스틱 가격은 이미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다우의 최고재무책임자인 하워드 웅거라이드는 "플라스틱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는데 최소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항만 인력난과 무역불균형에 따른 컨테이너 부족 사태 등이 더해지면서 캘리포니아 항만에서 상하역 작업 지연 등 물류 이슈도 공급망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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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체들은 백신 보급 확대로 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가운데 공급망 위기가 심화되자 우려가 적지 않다. WSJ은 기업 경영자들과 시장 분석가들은 공급망 위기로 수많은 산업군에서 생산원가 상승과 물류 지연이 소비자 가격 상승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봤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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