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그동안 고배당 논란에 휩싸여 온 외국계은행들이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에 배당 규모를 대폭 줄였다. '국부 유출'이라는 꼬리표에도 불구하고 고액 배당을 해왔지만 다른 금융지주사들이 일제히 배당 성향을 당국 권고 기준으로 맞추자 여론을 의식해 따라간 것으로 해석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전날 이사회를 열어 2020년도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총액 비율)을 20% 이내 수준으로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490억원이다. 잠정 순이익의 20%에 조금 못미치는 수치다. 정확한 순익과 배당성향 등은 이달 말 공시하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개된다.

'국부 유출 꼬리표' 외국계은행, 금융당국 권고에 고배당 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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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외국계 은행들은 통상 국내 시중은행들보다 배당 성향을 크게 키워 논란을 야기했다. 특히 SC제일은행은 금융당국의 압박에도 고배당을 이어갔다. SC제일은행의 배당은 2017년 45.68%에서 2018년 50.59%로 높아졌고 2019년 208.31%였다. 2019년에는 SC그룹 인수 조건의 10년 만기 원화 후순위채권 6000억원을 발행하면서 중간배당으로 지급한 5000억원이 포함돼 배당액이 특히 높았다.

SC제일은행이 2020년 배당성향을 대폭 낮춘 건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를 전면적으로 수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코로나19 여파로 금융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예년보다 배당을 줄여 손실흡수능력을 선제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 6월까지 20% 선으로 배당을 축소할 것을 권고했다.


한국씨티은행도 배당성향 20%로

또다른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도 배당성향을 20%로 결정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일 이사회를 열고 464억6844만원 현금배당을 하기로 했다.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사실상 배당금 전부가 미국 본사로 가는 구조다. 올해 배당 성향을 낮추면서 본사로 가는 배당금은 지난해보다 187억7856만원 줄었다. 한국씨티은행의 2019년 배당성향은 22.2%로, 배당액이 652억4700만원이었다.

앞서 KB금융지주ㆍ하나금융지주 또한 역대 최대 순익을 거뒀음에도 2020년 배당성향을 20%로 축소했다. 전년에 견줘 16~20% 가량 깎아낸 결과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20%로 배당성향을 묶었다. 금융당국이 장기 경제 불황을 가정한 'L자형' 스트레스 테스트를 유일하게 통과한 신한금융지주는 22.7%로 배당성향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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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내 주요 금융지주 중에서는 NH농협금융지주만 배당 성향을 확정하지 않았다. 농협금융은 오는 26일 이사회에서 배당성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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