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 결정' 기로 선 SK이노베이션, 이사회가 직접 나섰다(종합)
美대통령, ITC 결정 거부권 행사 D-한달…배상금 협상은 여전히 이견
최고 의사결정 기구 이사회서 "글로벌 분쟁 경험 부족해 대응 미숙" 강한 질타
글로벌 수준의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 주문
"LG에너지솔루션 배상금 현재 요구 조건은 배임 우려로 수용 불가" 입장 정리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황윤주 기자]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close 증권정보 096770 KOSPI 현재가 129,700 전일대비 1,200 등락률 +0.93% 거래량 645,303 전일가 128,500 2026.05.13 15:30 기준 관련기사 주식자금이 더 필요하다면? 연 5%대 금리로 최대 4배까지 'SK이노베이션 E&S, 해킹 은폐' 의혹 제기에 "ESG보고서에 공표" 해명 [클릭 e종목]"SK이노베이션, 호르무즈 봉쇄로 기업가치↑" 이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에서 진행 중인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과 관련해 중대한 의사결정 기로에 섰다. 미국 ITC 최종 결정에 대해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차원에서 소송과 사업 관점의 입장 정리 행보에 나서면서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ITC 결정 거부권 행사와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상금 합의 여부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미국 내 배터리 사업의 운명이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이번 사안을 독립적으로 심층 검토하기 위해 10일 오후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한 확대 감사위원회를 개최했다고 11일 밝혔다. 감사위원회는 최우석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를 대표감사위원으로 하는 이사회 내 독립 감사 기구로, SK이노베이션의 주요 경영 현안에 최종 의사결정 권한을 쥔 이사회와 함께 배터리 소송과 같은 유사한 상황의 재발을 막기 위해 보완책 마련에 나섰다.
최종 의사결정 권한 가진 SK이노베이션 이사회 빨라진 행보, 왜?
주요 경영 현안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 기구인 SK이노베이션 이사회가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벌이고 있는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챙기기에 직접 나선 것은 사업상 중대 결정의 기로에 섰다는 의미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ITC 최종 결정 거부권 행사 기한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사회가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의 협상 조건에 대한 본격적 검토에 착수하는 등 행보가 빨라졌다.
전날 열린 확대 감사위원회에서는 미국 사법 절차에 미흡하게 대처한 데 대한 강한 질책과 함께 글로벌 수준의 컴플라이언스(준법 감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LG에너지솔루션 측에 합리적이지 않은 수준의 배상금을 지불할 경우 업무상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수용 불가로 이사회 입장을 정리했다.
이사회는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 내부적으로 글로벌 소송 대응 체계를 재정비함과 동시에 외부 글로벌 전문가를 선임해 2중, 3중의 완벽한 컴플라이언스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글로벌 분쟁 경험 부족 등으로 미국 사법 절차에 미흡하게 대처한 점을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이른 시일 내 미국에서 글로벌 컴플라이언스 분야의 외부 전문가를 선임해 컴플라이언스 모니터링 체계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최우석 대표감사위원은 "소송의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한 방어의 기회도 갖지 못한 채 미국 사법 절차 대응이 미흡했다는 이유로 패소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사업을 더욱 확대해 가야 하는 시점에서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글로벌 기준 이상으로 강화하는 것은 매우 시급하고 중대한 일"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거부권+배상금 등 향배 따라 중대 의사결정 '심사숙고'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미국 대통령의 ITC 최종 결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여부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상금 요구 조건 등 다양한 가능성을 따져보며 심사숙고에 들어간 모습이다. 최근 SK이노베이션 측이 새롭게 제시한 협상 조건과 그에 대한 LG에너지솔루션 측의 반응 등 협상 경과에 대해서도 이날 보고를 받았다. 이후 감사위원회는 "경쟁사의 요구 조건을 이사회 차원에서 앞으로 면밀히 들여다보겠지만 사실상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지속할 의미가 없거나 사업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는 수준의 요구 조건은 수용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제시한 배상금이 SK이노베이션 이사회가 수용 가능한 마지노선에 부합하지 않거나 미국 내 배터리 사업을 저해할 수준이라는 판단이 설 경우 최악에는 미국 사업 철수도 고려할 수 있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ITC 최종 결정 이후 합의를 시도하고 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조원대 배상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고, SK이노베이션은 1조원 미만을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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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자사 배터리 사업 역량에 대한 면밀한 파악에도 나섰다. 주요 사안에 대한 추가적 검토를 위해 이사진이 빠른 시일 내 대덕 배터리 연구원 등 현장을 방문하고 미국 ITC 소송 관련 대응을 위한 입장 정리와 근본적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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