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광풍] 갈곳 잃은 돈 몰린다...버블 경고음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스팩 열풍은 게임스톱, 비트코인에 이어 미국 경제를 강타할 거품 붕괴가 될 위험이 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20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코로나19로 계속된 돈풀기로 갈 곳 잃은 자금이 스팩으로 몰리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스팩은 정상적인 기업공개(IPO)를 통한 증시 입성을 회피하려는 기업들을 인수합병(M&A) 한다는 데 근원적인 위험이 있다. 부풀려진 거품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금리 상승이 닥칠 경우 단 번에 사그라들 수 있다.
올 들어 미 증시 스팩 상장 건수는 151개로 이미 작년 전체(248개)의 절반 수준을 넘어섰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 들어 스팩 합병 규모는 총 788억달러(약87조원·2월9일기준)로 분기 기준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704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IPO로 17개월vs스팩으로는 5개월…편법의 결정판?= 스팩은 공개모집을 통해 자금을 모아 주식 시장에 상장한 뒤 정해둔 기한(2년)안에 비상장 기업을 합병한다. 비상장사로서는 스팩을 통한 상장으로 정식 기업공개 보다 상장 절차를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로 빠른 상장을 원하는 기업이 늘면서 스팩을 통한 IPO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작년 미 증시에서 스팩을 통한 상장 건수는 248건으로 전년 대비 4배를 기록했다.
스팩의 가장 큰 문제는 자격을 갖추지 못한 비우량, 한계기업들이 스팩을 통해 증시에 입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정상적인 기업공개에 실패한 전력이 있는 기업들이 우회 통로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대표적인 예가 미 사무실공유업체 위워크다. 위워크는 IPO 과정에서 드러난 지배구조, 분식회계 문제로 2019년 상장이 무산됐다. 이후 자금 경색으로 파산위기까지 내몰렸고 몸값이 5분의 1로 줄어들자 최근 바우 캐피털 매니지먼트와 연계된 한 스팩의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을 추진중이다.
◆'미래 실적' 기초로 몸값 추정 규제 허점도= 정상적인 기업 상장과 달리 스팩은 ‘미래 실적’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몸값이 실제보다 상당히 부풀려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6월 스팩 합병을 통해 미 증시에 상장한 니콜라는 상장 직후 공모가(10달러)의 8배인 80달러까지 급등했으나 사기 의혹이 터지면서 현재 20달러대까지 추락했다. 유망한 기업과의 합병이라는 시장의 루머가 주가를 끌어올리지만, 합병 후 명맥을 유지하는 경우는 드물다. 작년 스팩과의 합병으로 상장한 기업 58개 중 60%가 합병 후 주가가 S&P500 지수를 밑돌았다.
이 같은 허점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스팩 관련 규제안 마련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 SEC 전 의장인 제이 클레이튼은 "IPO를 통한 증시 입성과 동일하게 엄격한 공개 절차를 거치고 있는지 스팩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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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이라는 스팩 유효기간도 맹점으로 작용한다. 미국 자산관리기업 티로우프라이스의 조셉 파스 애널리스트는 "스팩의 유효기간인 2년 내 피합병 기업을 찾지 못하면 스팩은 해산되고 보상은 '0'가 된다"면서 "우량한 피합병 기업을 고르는 것 보다 유효기간 내에 합병을 완료하는 것이 스팩의 절대 목표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힘스앤허스헬스는 나스닥에 상장된 스팩 '오크트리'와 합병하는 우회로를 택했고, 1년~1년반이 걸리는 상장 절차를 4개월로 줄였다. 이를 통해 총 16억달러 규모의 자금 모집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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