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허리띠 졸라매고 할부금융·리스 사업 다각화로 호실적
다음달 가맹점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 논의
업계 "수익성 개선 노력, 수수료율 인하 명분 안돼"

카드사, 뼈 깎는 노력으로 이뤄낸 실적…'수수료 인하' 부메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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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올해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 논의를 앞두고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 카드사들이 수수료율 추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비용 효율화와 사업다각화 등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했지만 이러한 노력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의 구실이 될 수 있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전년 대비 19.2% 증가한 60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 역시 각각 15.9%, 2.6% 늘어난 3988억원, 3247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중소형 카드사들도 약진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1545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무려 전년 동기 대비 174.4% 가량 급증했다. 우리카드도 전년보다 5.3% 늘어난 1202억원을 달성했다.

이 같은 호실적에는 할부금융·리스 등 사업다각화 노력과 비용 효율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허리띠를 졸라맨 불황형 흑자라는 분석도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여행업종, 면세점 등 매출이 줄면서 이와 관련된 마케팅 비용 등이 줄어 이익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가맹점수수료율 이미 원가 수준…적격비용 산정체계 개선 필요

문제는 카드사들의 피를 깎는 노력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의 명분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르면 다음달 말 3년마다 진행되는 가맹점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 논의가 시작된다. 적격비용은 카드 결제시 발생하는 비용으로 최근 3년간 카드사들의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용 ▲일반관리비용 ▲밴수수료 ▲마케팅비용 ▲조정비용 등을 검토해 정해진다. 새로 산정한 적격비용으로 2022년부터 새로운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구조다.


실제 저금리 기조 탓에 카드사의 조달비용이 낮아졌고, 카드 판매 채널을 온라인으로 돌리는 등 카드 모집 비용도 감소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여파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수수료율을 추가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카드사로서는 가맹점 수수료율 추가인하 압박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악화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카드사들도 다각도로 노력했다"며 "뼈를 깎는 노력이 가맹점 수수료율 추가 인하 명분이 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실제 카드사들의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줄어들고 있다. 2018년 새로운 가맹점 수수료율 산정된 이후 2019년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2398억원 감소했고, 지난해 상반기 역시 전년 대비 945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우대가맹점 적용 범위를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 이하로 늘리면서 전체 가맹점의 84%였던 우대가맹점이 96%까지 확대된 결과다. 여기에 우대수수료 환급제도 소급 적용으로 카드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499억원을 신규 영세·중소가맹점 돌려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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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적격비용 산정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적격비용 재산정이 가맹점수수료를 지속적으로 인하시키는 장치로 작용되기 보다는 실질적인 시장가격체계를 반영하는 체계로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미 여러번의 카드 수수료율 인하로 수수료 수익은 원가 수준"이라며 "카드사의 호실적이 수수료 인하의 기준이 되는 체계를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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