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아파트 부녀회 수익금, 입주자 수익 아니다"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자율적으로 결성된 아파트 부녀회의 수익금을 아파트 관리규약이 정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부녀회 수입은 아파트 입주민들의 공동 수입이라고 정하지 않는 한 부녀회 소유라는 얘기다.
3일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72)씨의 상고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부산지방법원의 원심판결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이씨는 1997~2014년 부산 동래구의 한 아파트 부녀회장으로 일하며 2010년부터 4년간 아파트 잡수입금 7300만원을 부녀회 운용비로 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기간 부녀회는 재활용품처리비용과 게시판 광고 수입, 바자회 수익금 등을 입주민 경로잔치 비용과 실버대학 지원비용, 장학금 등으로 지출했다.
1·2심은 이씨가 아파트 잡수입금을 임의로 소비해 횡령했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주택법 시행령에 따라 '부대시설 사용료 등 공동주택의 관리로 인해 발생하는 수입'은 아파트 공동 잡수입으로 분류해 입주민 전체를 위해 써야 했다는 것이다. 이씨의 아파트 관리규약에 '재활용품 판매에서 발생한 잡수입' 등을 '입주자와 사용자가 함께 기여한 잡수입'으로 명시된 점도 판결의 근거로 삼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부녀회는 주부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모임으로서 입주자대표회의와 독립된 사단"이라며 "부녀회 수입을 입주민 전체의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부녀회의 수입을 입주민의 것으로 한다는 부녀회와 입주자대표회의 간 합의와 이와 관련된 아파트 관리규약도 없다"면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부녀회의 공동주택 관리 활동으로 인한 잡수입금은 부녀회원들에게 귀속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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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원심은 횡령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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