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매출 반토막·영업손실 884억
'동물의 숲'·'플레이스테이션5' 완판
'선택적 불매운동' 비판 여전
전문가 "日 제품 불매운동 열기, 이전보다 약해질 것"

지난 6일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에 폐점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11년 11월 개장한 명동중앙점은 개장 당시 뉴욕 5번가점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플래그십 스토어로 화제를 모았다. 내년 1월 31일까지 영업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6일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에 폐점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11년 11월 개장한 명동중앙점은 개장 당시 뉴욕 5번가점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플래그십 스토어로 화제를 모았다. 내년 1월 31일까지 영업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대체재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구매합니다."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올해도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맥주, 자동차, 의류 등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으나, 대체재가 마땅히 없는 닌텐도 콘솔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동물의 숲)이나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5'(플스) 등은 불매운동과 관계없이 구매 행렬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불매운동이 이미 소비자 필요에 따른 '선택적 불매운동'으로 변질했다고 지적하며, 불매운동의 열기가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우려했다. 전문가 또한 불매운동의 열기가 올해 다소 식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는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가 시작된 이후 불매운동의 주요 대상이 돼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다. 당시 유니클로를 방문하는 한국인들을 몰래 촬영해 조롱하는 이른바 '유파라치(유니클로+파파라치)'가 나올 정도로 유니클로는 '반일'(反日)의 상징이 됐다.

이렇다 보니 2019년 말 기준 187곳이었던 매장은 지난해 11월 말 165곳으로 줄었다. 매출 또한 하락세다. 유니클로 국내 운영사인 '에프알엘코리아'는 '2020년도 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 매출이 6297억원이라고 밝혔다. 1조3780억원이었던 1년 전의 45% 수준에 불과하다. 영업이익도 적자 전환했다. 영업손실 규모는 883억원으로, 2019년도 영업이익 1994억원에서 약 2877억원이 감소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반면 일본 게임 업계는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닌텐도의 콘솔게임기(스위치)를 활용한 '동물의 숲'이 품귀 현상을 빚은 데 이어 하반기에는 '플스5'가 완판됐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4월 서울 구로구 신도림 테크노마트에는 평일 오전부터 닌텐도 '동물의 숲' 게임을 구매하려는 긴 행렬이 늘어선 바 있다.


해당 게임은 '힐링 게임'으로 주목받으면서 전국에서 품귀 현상이 빚어진 것은 물론, 이를 구하기 위해 수백 명의 소비자가 매장 앞에 줄을 서며 구매 대란을 일으킨 바 있다. 특히, 이 제품은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정가보다 2배 넘는 가격에 판매되기도 했다.


또 지난해 9월 출시된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의 콘솔 게임기 '플스5'(PS5) 역시 국내 예약 판매량이 순식간에 매진됐다. 같은 달 18일부터 홈플러스·SSG닷컴·하이마트 등 온라인 쇼핑몰 11곳에서 예약 판매가 실시됐던 PS5는 판매 시작 몇 분 만에 매진이 됐고, 사이트가 다운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일본 불매운동의 취지가 사실상 무색해졌다고 비판했다.


직장인 A(27)씨는 "예전에는 유니클로 매장 근처만 가도 사람들이 눈치를 주지 않았나. 그 외에 아사히 맥주 등 일본 맥주를 마시는 것에 대해서도 다들 회의적인 시선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경향이 좀 시들해졌다"면서 "옷이나 맥주 등은 대체재가 있어서 그나마 불매운동을 유지할 수 있는데, 게임이나 이런 거는 대체재가 없으니까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구매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필요에 따라 불매운동을 하는 모습이 아쉽고, 불매운동 자체가 시들해진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뒤로 일본 제품 불매 운동 포스터가 보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뒤로 일본 제품 불매 운동 포스터가 보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상황이 이렇자 불매운동의 열기가 과거보다 덜할 것으로 예측한 시민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7.6%가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참여할 의향은 있으나 강도는 덜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제 별로 참여할 의향이 없다'라거나 '전혀 참여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자는 각각 6.1%와 4.1%였다.


전문가 또한 불매운동의 열기가 이전보다 약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난해 몇 가지 사건이 있었다. 닌텐도 '동물의 숲', '유니클로 질샌더' 컬렉션 등이 그 예다. 이러한 사건들로 인해 현재 일부 소비자들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AD

이어 "불매운동이 한창일 때는 유니클로 매장에 들어가는 고객을 몰래 촬영하는 '유파라치'도 있었다. 소비자들의 소비에 압력을 가한 것과 다름없다. 당시 소비자들은 일본 제품을 살 때 눈치를 보면서 샀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불매운동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이 자유로이 일본 제품을 소비하고 있다. 이렇듯 앞으로도 자신의 의지대로 소비하는 이들이 많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