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된 영화계에 응원 메시지 "코로나19 곧 한발 물러설 것이라 확신"
화성 연쇄살인 사건 실체적 진실에 "이춘재 얼굴 접했을 때 이상했다"
"시나리오 집필 고통, 함께 작업한 사람들 이름 보며 견뎌"

영화 '기생충'으로 오스카상 4관왕을 달성한 봉준호 감독이 16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영종도=강진형 기자aymsdream@

영화 '기생충'으로 오스카상 4관왕을 달성한 봉준호 감독이 16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영종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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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이전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과장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사라지고 영화는 돌아올 것이다." 영화 '기생충'으로 세계적 연출자 반열에 오른 봉준호 감독의 전망이다. 세계 영화 시장이 내년에도 정체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봉 감독은 27일(현지시간) 스페인 일간 엘문도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곧 한발 물러설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구체적 사실을 분석해 내린 예측보다는 간절한 바람에 가깝다. 영화인 대다수가 올 한해 유례없는 절망과 고통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봉 감독 또한 "때때로 내가 얼마나 낙관적일 수 있는지 놀랄 때가 있다"고 말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14일 공개한 보고서 '코로나19 충격: 2020년 한국 영화산업 가결산'에 따르면 올해 국내 영화산업 매출 추산액은 9132억원이다. 역대 최고치(2조5093억원)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63.3% 적다. 코로나19 확산을 기점으로 거의 모든 분야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가까이에서 지켜본 봉 감독은 희망을 잃지 말라는 응원을 보낸 것이다.


그는 출세작인 '살인의 추억(2003)'의 배경이 된 화성 연쇄살인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실체적 진실은 34년이 지나서야 밝혀졌다. 복역 중이던 이춘재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도 화성군(현 화성시), 수원시, 충북 청주시에서 살인 열네 건과 성범죄 아홉 건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모든 살인 혐의를 확인했고, 성범죄 아홉 건도 입증했다.

영화 '기생충'으로 오스카상 4관왕을 달성한 봉준호 감독이 16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영종도=강진형 기자aymsdream@

영화 '기생충'으로 오스카상 4관왕을 달성한 봉준호 감독이 16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영종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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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 감독은 "신문에서 그의 얼굴을 접했을 때 너무나 이상했다"고 말했다. "살인사건을 영화로 만들면서 형사, 기자, 피해자 가족 등 사건과 연관된 모든 사람을 만났지만, 정작 가장 묻고 싶은 게 많았던 범인만을 유일하게 인터뷰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 생각을 한 것 같다." 그는 지난 10월 LA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는 "남다른 감정을 느꼈고, 그걸 정리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고 밝힌 바 있다.


봉 감독은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기생충'으로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 등 네 부문을 수상한 뒤 시나리오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밤늦은 시간까지 글을 쓰다 보면 등이 아파지는데 그 고통이 사라지지 않을 때 두려움을 느낀다"면서도 "집에서 영화를 보면, 특히 함께 작업한 모든 사람의 이름이 나오는 엔딩크레딧을 보면 편안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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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극과 비극이 공존하는 모호한 영화 세계에 대해서는 "수줍음이 많고 우유부단한 성격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데, 내가 가진 이런 영구적 난제가 내 영화 속에 투영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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