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없이 나라 없다"‥이미경, 할아버지 말씀 따라 투자
아버지 이맹희 고(故) CJ명예회장, 다양한 문화 소비 강조
서태지 음악 듣고 한국의 문화 저력 절감
드림웍스 투자서 콘텐츠-인프라 연계 배워
"코로나로 멀티플렉스 극장 변화 빨라질 것"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할아버지는 항상 문화 없이는 나라도 없다고 말씀하셨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사진)이 문화산업에 투자하게 된 근간으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이 컸음을 밝혔다. 이 부회장의 할아버지는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 아버지는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이다.
이 부회장은 최근 미주 한인위원회의 평생 공로상 수상 관련 인터뷰에서 문화산업에 투자한 이유와 향후 경영 전망,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조언을 제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우려에 온라인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부회장은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자신이 문화산업에 관심을 갖게 된 뿌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미디어사업에 진출하기로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대화나 경험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문화가 없이는 나라도 없다(No culture, no country)"는 이병철 회장의 말을 전하며 "식품도 문화였다"고 부연했다. 식품사업도 문화와 뗄 수 없다는 점을 역설한 것이다.
그는 이어 "일본과 미국에서 공부한 아버지는 다양한 문화 소비를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이 부회장은 어린 시절 아버지의 서재에 클래식, 팝은 물론 다양한 국가와 장르의 음반이 있었음을 회상했다. 또 아버지의 차량에 팝 가수 비지스, 해리 벨라폰테의 8트랙 음반이 있었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80년대 미국의 대형 음반매장에서는 부모와 자식이 함께 음반을 사러 와 좋아하는 음악을 물려주곤 했다. 아버지도 그랬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자신이 미국 영화사 드림웍스에 투자할 때 동생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돈 벌려고 투자하는 게 아니다. 한국의 문화산업을 만들기 위해서다"고 말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미국에 건너가서 한국 문화의 우수성에 놀란 경험도 상세히 밝혔다. 조지 마이클, 보이 조지, 듀런듀런, 마이클 잭슨, 마돈나 등의 팝 음악을 즐기던 그에게 친구가 이승철, 신승훈, 서태지의 음반을 선물한 것이 계기였다. 이 부회장은 서태지의 음악을 듣고 나서 최고라고 생각했다며 "한국인이 최고의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영화 '기생충'을 처음 보고 전 세계적인 공통 주제를 다뤘기 때문에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드림웍스 투자를 통해 콘텐츠와 인프라 연계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했다. 음악방송 엠넷, 멀티플렉스 영화관 CGV를 확보하고 한국의 콘텐츠로 채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이 문화 콘텐츠 강국이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엠넷이 한국에서 미국계 음악방송인 'MTV'를 누른 사실도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향후 CJ그룹의 문화사업도 다가올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CJ그룹 차원에서 식품과 물류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극장과 미디어사업은 어렵다고 인정했다.
이 부회장은 "위기가 기회다. 이미 극장 비즈니스는 위기였고 아이맥스, 4DX와 같은 혁신을 도입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변화가 더 빨라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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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자신이 할리우드에서 30년간 터득한 성공 비결이라며 "미국 문화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계들이 뭉치고 협력해야 한다"고 조언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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