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더기 된 '중대재해법'…재계·국민의힘·정의당 모두 비판
이해관계 줄다리기에 수정 되풀이
손경식, 국회 찾아 제정 중단 요청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이사장, 고 이한빛PD 아버지 이용관씨가 29일 오전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피케팅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성기호 기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이 여당에서 정부를 거쳐 다시 국회로 되돌아오면서 여야뿐 아니라 경제계ㆍ노동계 어느 한 쪽도 원하지 않는 '누더기法'이 돼버렸다. 정부가 극명하게 갈린 이해관계를 법안에 모두 반영하려다보니 이도저도 아닌 법이 된 것이다.
당장 경제계에선 민주당이 정부안을 기반으로 논의에 착수하려는 것 아니냐며 큰 우려를 나타냈다. 법안 처리 열쇠를 쥔 더불어민주당 측은 아직 최종안이 아니며 논의를 진행해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여러 이해당사자들을 만족시킬 제3의 안이 도출될 개연성은 낮아보인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29일 오전 국회를 긴급 방문해 중대재해법 정부안에 대한 기업인의 우려를 전달했다. 주요 경제단체들 역시 전날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되자마자 의견서를 마련하며 법안 저지에 막바지 힘을 쏟고 있다. 손 회장은 이날 오전 9시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장이자 법사위 여당 간사인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 "정부의 수정안은 여전히 '책임질 수 없는 사고 발생에도 경영 책임자를 처벌한다'는 기본적인 사실에 변함이 없어 보인다"며 중대재해법 제정 중단을 요청했다.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은 "법 제정을 통해 재해를 예방해야 하는데 법안 내용은 일부 수위가 조절되긴 했으나 여전히 일방적 처벌만 담고 있어 자칫 기업에 화풀이하는 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승태 한국경영자총협회 산업안전 팀장은 "법사위 법안심사 소위에서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보며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국회 법사위는 정부안을 토대로 최종안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날 오전 법안심사 제1소위를 열고 심사를 이어간다. 지난 24일 심사에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그쳤으나, 유관부처의 협의가 마무리된 정부안이 제출되면서 논의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내년 1월8일까지 이 법의 통과를 목표로 삼고 있다. 야당 측도 정부안에 대해 불만이긴 마찬가지다. 이 법의 위헌성, 민주당 내 단일안 부재 등을 이유로 24일 법사위를 보이콧했던 국민의힘은 일단 이날 회의에 참석해 정부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애초 발의된 원안대로 처리를 요구하는 정의당은 민주당에 협력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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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민주당은 정부안과 기존 의원 발의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법안을 마련해야 할 숙제를 안게 됐다. 법사위 의원 구성상 단독 처리는 가능하다. 다만 단독 처리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여 전망을 예측하긴 어렵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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