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철원군, '방역수칙 무시' 마스크 배부 강행 주장 제기‥ 주민, '감염 불안' 속앓이
주민들, "집단감염 발생 알고도 주민 모아 마스크 배부 강행"
보건소, "방역 수칙 지켜 마스크 배부한 걸로 알고 있다"
[아시아경제 라영철 기자]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따른 거리 두기가 강화된 가운데 강원도 철원군이 주민에게 '마스크 나눠주기'를 하면서 코로나 확진이 확인되지 않은 주민들까지 한 장소로 몰리게 하는 바람에 멀쩡한 주민들까지 집단감염 위험과 불안에 빠뜨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등지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때는 지난 25일.
그리고 하루만인 26일에는 해당 지역 주민 전수 검사에서 1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27일 철원군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군 보건당국은 26일 오전에는 마현2리, 오후에는 마현1리 주민을 대상으로 군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전수 검사와 함께 마을 방역 소독과 확진자 이동 동선을 중심으로 역학조사를 벌였다.
앞서 철원군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한 주민을 위해 23일부터 이틀간 철원군에 주소를 둔 주민 4만 4000여 명에게 약 45만 장(1명당 10장)의 마스크를 배부했다.
이현종 철원군수는 23일 언론을 통해 "코로나19의 지역 내 감염 확산을 막고 주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마스크 착용이 최선의 예방책이니 불편하더라도 본인과 이웃의 건강을 위해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방역 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 군수의 방침과 달리 일부 주민들은 "되레 군의 마스크 나눠주기 때문에 주민들이 집단감염 우려와 불안이 더 커졌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의 주장은 이렇다.
지난 21일 밤에 근남면에서 성명 불상의 양성 판정자가 나왔다는 사실을 군 보건당국이 알고 있었음에도 23일부터 보건소 직원들이 동원돼 마스크 나눠주기가 강행됐다.
특히 23일부터 철원지역에는 무더기 확진으로 인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이런 때 마을에 도착한 마스크를 받으러 주민들이 한 장소로 몰려들었고, 이 와중에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생겼다는 것.
근남면 마현리 경우에는 25일 이동 동선을 따로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종교시설 집단감염 6명과의 접촉자가 많아 26일 마을 주민 전체가 전수검사를 받게 됐다는 것이다.
주민 A 씨는 "마스크 나눠줄 때 워낙 복잡해 거리 두기는 찾아볼 수가 없었고 사람들끼리 무분별한 접촉이 일어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주민 B 씨는 "하마터면 집단감염이 발생할 것 같았다"면서 "지금도 알 수는 없지만, 혹시나 하는 찝찝함 때문에 주민들이 어쩔 수 없이 2주간 스스로 자가 격리에 들어가는 상황"이라며 불안감을 토로했다.
주민들이 분통을 터트린 이유는 또 있었다.
철원군이 곳곳에서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집단감염 위험성이 높은 시기에 굳이 '마스크 나눠주기'를 강행했냐는 것이다.
주민 C 씨는 "군정 홍보에 급급한 나머지 주민 안전은 뒷전으로 밀린 거나 다름없다"며 "가뜩이나 불안한데 하필이면 이때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행태를 벌였는지 화가 치밀 정도"라며 의혹에 찬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철원군 보건소 감염병대응팀장은 "당연히 확인해야 하는데 지금 계속 확진자가 많이 나와 현장 확인은 할 수 없었다"면서 "방문 배포를 했는지 주민을 모이게 해서 배포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지역별 이장과 협의해 배포한 걸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방역수칙 이행 관련해서는 "물품을 나눠 줄 때 거리 두기, 소독제 준비 등 방역수칙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철원지역에서는 종교 모임과 소모임 등을 연결고리로 집단감염이 급증하면서 누적 확진자는 27일 오전 현재 180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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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와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최선의 방역 활동'이라고 대국민 홍보가 펼쳐지는 때에 철원군의 '마스크 나눠주기'가 자칫 주민들을 집단감염의 위험으로 내몰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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