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은 위기극복 뒤 자율로 해야"
"기업 부채비율, 산업별로 따져볼 일"
일각선 '원칙적 고려 필요' 목소리도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출처=연합뉴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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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송승섭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선제적 기업 구조조정' 언급을 두고 정부 정책과의 엇박자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으로부터 기업들을 어떻게든 보호하겠다는 정부의 기조에 따라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지원 정책이 시행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도 금융감독 수장의 의미와 영향력을 고려할 때 언급의 시기나 내용에 문제가 크다고 지적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원장은 전날 자본시장연구원이 개최한 '기업부문 취약성 진단과 과제' 심포지엄 축사에서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이 종료될 때를 대비해 선제적인 기업 구조조정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잠재 부실이 일시에 현재화하는 절벽효과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원장은 "조기 구조조정을 통한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윤 원장은 특히 "채권은행 중심의 재무 구조조정은 한계에 봉착했다"면서 "더 이상 단기 성과에만 집착하지 말고 기업 선별 기능을 강화해 선제적 구조조정의 기반을 조성해 나가고 기업 부문 위험이 금융 부문에 전이되지 않도록 신용리스크를 관리하고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금융당국의 적극적 지원 행보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수 십 조원 규모 기간산업안정기금,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보증, 다양한 형태의 대출 공급 및 중소기업 대출상환 유예 등 전방위적 기업 지원책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시장에 불안한 시그널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코로나19 피해 기업 자금지원은 적시에 이뤄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화재 발생시 소방용수를 아끼기보다는 인명구조와 화재진압에 최우선의 노력을 하듯이 코로나19 위기대응 과정에서 선제적이고 과감한 금융지원을 추진하고 있다"는 등의 언급을 내놓은 바 있다.


'언급 부적절' 지적 속 '고민 필요' 시각도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윤 원장의 발언에 대해 "다소 의아하다"면서 "시점이 매우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또 "구조조정이라는 건 코로나19 위기가 극복이 됐을 때 기업들이 자율경영과 자구노력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반적으로 볼 때 구조조정을 단행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기업 부채비율 문제도 산업별로 따져봐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윤 원장 언급의 취지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기업들이 금융지원을 통해 버티고 있는데 어느 시점이 지나면 지원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위험해질 수 있다"면서 "기업들의 상황을 채권은행이 잘 평가할 수 있는 체계로 금융당국이 개선해가면서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시중은행 기업여신 임원은 "시점에 대한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원칙적으로는 고려해볼 필요가 있는 문제제기"라면서 "규제ㆍ제재 완화와 다양한 유예 등의 조치로 물밑에 쌓여가는 부실이 일거에 터진다면 채권은행과 기업 모두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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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윤 원장의 발언에 대해 "원론적인 차원에서 기업구조조정 필요성을 언급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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