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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부터 체험프로그램까지...수족관 돌고래 학대, 사라질까 [김수완의 동물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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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한 테마파크서 돌고래 '안덕이' 폐사
10년간 수조속 돌고래 3년내 폐사 20마리
전문가 "돌고래쇼 당장 중단돼야...수족관 고래 방류 고려도"

수족관의 좁은 수조에 갇혀 일생을 보내는 돌고래들이 잇따라 폐사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수족관의 좁은 수조에 갇혀 일생을 보내는 돌고래들이 잇따라 폐사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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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수족관의 좁은 수조에 갇혀 일생을 보내는 돌고래들이 잇따라 폐사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돌고래쇼와 체험 프로그램이 국내 곳곳의 수족관에서 이어지고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수족관 사육 돌고래의 경우 강제로 훈련을 받고 공연에 동원돼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어 이 돌고래들을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제주 마린파크에서 돌고래 '안덕이'가 지난 8월 폐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동물단체들의 비판이 이어지기도 했다. 안덕이는 2011년 일본의 다이지 마을 앞바다에서 잡힌 뒤 제주로 들여온 '큰돌고래' 개체로 올해까지 돌고래쇼와 체험에 투입됐다.


돌고래보호단체인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해당 수족관의 경우 수질 관리방법 보완·보유생물 검사 및 관리 부족, 돌고래의 정형행동 등 타 기관보다 지적사항이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형행동은 일종의 스트레스성 질환에 의한 이상 행동으로 심리적·정신적으로 큰 불안을 느낀 돌고래가 장시간 움직이지 않거나 수조를 반복해서 도는 등의 문제행동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단체는 "해수부의 기관별 점검에서도 '체험 프로그램 진행을 위한 생물과 접촉 시 사전 방역 조치 미흡'을 지적했다"며 "마린파크는 안덕이의 죽음에 대해 '면역력 저하에 따른 노령사'라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수족관에서 돌고래가 공을 물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한 수족관에서 돌고래가 공을 물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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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사에 따르면 좁은 수족관 수조 등 적합하지 않은 환경으로 인해 돌고래들이 잇따라 폐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국내 수족관에 도입되거나 출생한 뒤 폐사한 돌고래 31마리 중 64.4%(20마리)가 3년 이내에 폐사했다.


또한, 올 7월에만 2마리가 폐사하는 등 절반이 넘는 돌고래 31마리(50.8%)가 패혈증, 급성폐렴, 심장마비 등으로 죽어갔다.


특히 수족관에 도입되거나 출생한 지 채 3개월도 안 돼 폐사한 개체도 약 19.4%인 6마리, 1년 미만의 기간 내에 폐사한 돌고래도 10마리, 1년 이상 3년 미만 기간 사이에 폐사한 돌고래 역시 10마리에 달했다. 고래에게 수족관은 1년 이상 버티기 힘든 환경인 셈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수족관 돌고래들은 쇼에 나서기 위해 훈련을 받는 과정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또 인간과 원치 않는 신체 접촉 등에 동원된 돌고래들은 건강이 극도로 악화돼 결국 이른 나이에 폐사하고 있다.


현행법상(동물원수족관법) 보유 동물에 대해 전시 등의 목적으로 상해를 입히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체험이라는 명분으로 이같은 동물 학대가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동물권 단체 등에서는 수족관 돌고래 사육이 동물 학대라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돌고래 쇼, 체험활동 등 동물 학대를 멈추고 반복되는 수족관 폐사를 막아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수족관에 사육되는 돌고래 및 벨루가를 방류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돌고래쇼 폐지를 촉구하는 청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돌고래 벨루가를 국내로 들여올 때는 연구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그들은 전시되어 사람들의 눈요기, 체험 도구로 전락했다"며 "야생에서의 서식환경을 고려하면 고래에게는 수족관 사육 자체가 동물 학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간의 돈과 유희를 돌고래들의 생명과 바꾸지 않아야 한다"며 "수족관에 사육되는 남아있는 고래류 30마리를 모두 방류해달라"라고 촉구했다.


돌고래 로봇이 사람과 함께 헤엄치고 있다. 사진=엣지 이노베이션 홈페이지 캡처

돌고래 로봇이 사람과 함께 헤엄치고 있다. 사진=엣지 이노베이션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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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지속하자 최근에는 진짜 돌고래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정교하게 제작된 '돌고래 로봇'이 공개되는 등 대체방안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엔지니어링 회사인 엣지 이노베이션은 약 2600만 달러(약 298억 원)를 들여 로봇 돌고래를 개발했다.


이 회사는 의료 등급 실리콘으로 피부를 만들고 인공지능 기술로 행동 양식을 학습해 진짜 같은 돌고래 로봇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돌고래 로봇은 사육사와 헤엄을 치거나 관람객들에게 묘기를 선보이는 등 수족관 돌고래가 맡은 일을 모두 대신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만간 동물원에 갇힌 동물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수족관 고래류 체험 프로그램의 폐지와 더불어 국내 수족관 고래들의 방류를 촉구했다.


지난달 22일 '고래류 체험 문제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열린 온라인 토론회에서 '수족관 고래류 법령 제도 개선방향'에 관해 발표를 진행한 전진경 동물권행동 카라 이사는 "현재 고래류 전시와 사육에 관한 법적 장치는 매우 미흡한 편"이라며 "첫째, 더 이상의 수입과 자체번식을 막고 국내 7곳 수족관에 남아있는 30여 마리 고래들의 방류를 고려하고 둘째, 고래류 쇼 체험 프로그램을 당장 중단하고 행동풍부화 연구를 통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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