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공룡들, 바이든 증세 공약에 '취약'…"10% 이상 수익 감소 전망"
S&P 500 수익 9.2% 감소 전망…IT·통신서비스·임의소비재 업체는 타격 더 커
증시 랠리 시험대 될 것이라는 평가…"섹터 로테이션 가속화할 수도"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애플, 아마존 등 미국의 대형 'IT공룡'들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의 증세 공약에 다른 업종보다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바이든 후보가 다음달 대선에서 승리해 법인세율 인상 같은 증세조치를 단행하면 대형 IT기업들의 수익성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들 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그동안 뉴욕증시 상승세를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증세 이후 증시내 자금 이동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글로벌리서치가 바이든 후보의 세율인상 공약을 분석한 결과를 인용해 S&P 500대 기업의 수익이 9.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후보는 법인세 최고 세율을 21%에서 28%로 올리고, 기업들의 해외소득에 대해 현행 10.5%의 최저세율을 두배인 21%로 높이는 등 증세를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특히 BOA는 IT, 통신서비스, 임의소비재 분야 기업들은 증세 공약으로 인해 10% 이상의 수익감소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전체 S&P500 기업의 평균 유효세율은 17.50%였지만 알파벳(13.33%), 아마존(16.99%), 애플(15.94%), MS(10.18%)는 이를 하회했다. 페이스북만 25.50%로 평균을 웃돌았다. 대형IT기업에 부과된 세금이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얘기다. 세부적으로는 통신서비스와 임의소비재 기업은 S&P 500대 기업보다 법인세율 인상에 더 취약한 것으로 예상된 반면, IT기업들은 해외소득분에 대한 증세 영향이 더 큰 것으로 추정됐다. S&P 500 전체 기업의 미국 내 매출 비중은 60.3%지만 IT기업들은 43.5%에 불과하다. 반대로 보면 IT기업의 해외의존도가 더 크다는 뜻이다.
IT기업의 수익 감소는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은 코로나19 사태 후 미 증시 반등을 이끌어온 기업들이다. 아마존은 올해에만 주가가 69% 올랐으며 애플과 MS는 각각 54%, 31% 상승했고 페이스북도 27% 올랐다. 기업의 수익이 장기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만큼 뉴욕증시 상승세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WSJ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중 시장 보호역할을 해온 이들 주식의 지배적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면서 "올해 증시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시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월가에서는 증세가 시장의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은 경기가 살아나면서 경기순환주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공업, 원자재, 금융회사 주식들을 사들였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리사 샬레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제안된 세금 변화가) 지배력이 있는 기업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주는 만큼 '섹터 로테이션(증시 투자금이 한 업종에서 다른 업종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바이든 후보의 양도소득세 인상 추진 등을 근거로 주식시장에서의 모멘텀 이동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WSJ는 다수의 투자자들이 경기 회복과 코로나19 백신 개발 등에 힘입어 저평가 가치주가 부활할 때가 됐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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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고 해서 반드시 기술주가 휘청할 것이라고 단정짓기엔 무리가 있다. 현실적으로 경기침체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의회라는 장벽도 있다. 현재 상원 다수당은 법인세 인하를 추진한 공화당이다. 또 증세가 현실화된다고 해도 세수가 추가되면 재정지출을 늘릴 수 있다. 이는 오히려 경기를 자극해 기업의 어려움을 상쇄할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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