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 기아차 통상임금 勞승소에 "혼란 지속될 것" 강력 유감
"기업 경영 고려하지 않는 판결…인건비 부담 가중으로 중대한 경영상 위기 초래"
"신의칙 적용 판단 기준 모호해 산업계 혼란 지속될 것"
"코로나19로 인한 기업 위기도 고려 전혀 않은 판결" 한목소리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 노조원들이 2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통상임금 소송 대법원 선고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기아차 근로자들이 기아자동차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기아자동차 노조가 회사와 9년 동안 벌인 통상임금 소송에서 사실상 최종 승소하자 경영계에서는 기업의 경영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판결이라며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0일 '대법원 기아차 통상임금 판결' 코멘트를 내고 "노사가 합의한 임금체계를 성실하게 준수한 기업에 일방적으로 막대한 규모의 추가적인 시간외수당을 부담하게 하는 것으로, 경영계는 심히 유감스럽게 여긴다"고 밝혔다.
이날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기아차 노조 소속 3000여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직원들이 받은 정기 상여금 등이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통상임금은 법정 수당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는 추가로 미지급금을 지불해야 한다.
재판부는 노조의 추가 수당 요구가 회사의 경영에 어려움을 초래해 '신의 성실의 원칙(신의칙)'에 위반된다는 회사 측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했다.
경총은 "대법원 판결은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서 신의칙에 따른 예외 적용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이는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제시하는 신의칙의 판단 근거인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의 기준이 불분명한 데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경총은 "법원은 통상임금의 신의칙 적용기준을 주로 단기 재무제표를 근거로 판단하는데, 이는 치열한 경쟁 속에 전략적으로 경영 활동을 하는 기업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측면이 크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이어 "우리나라 자동차 기업들은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12% 이상으로, 연구개발(R&D)이나 마케팅 경쟁력이 악화하고 있는데 이번 판결로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결과적으로 중대한 경영상 위기를 가져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이 위기에 처한 데 관한 고려는 전혀 없는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도 관련 코멘트에서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가경제 위기, 자동차산업 구조 변화 등으로 산업 경쟁력이 악화된 상황에서 이번 통상임금 판결로 예측치 못한 인건비 부담이 급증해 기업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추 실장은 "신의칙을 적용할 수 있는 기업 경영 어려움에 관해 구체적인 판단 기준이 제시되지 않아 산업계 혼란은 지속될 것"이라며 "통상임금 소송에 따른 기업 경영 위축으로 노사 모두가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통상임금 논란의 본질이 입법 미비에 있는 만큼 신의칙 적용 관련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해 소모적인 논쟁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소송의 1·2심에는 2만7000여명의 노동자가 소송에 참여했지만 2심 판결 뒤 노사가 통상임금 지급에 합의하고 1인당 평균 1900만원을 받으면서 대부분 소를 취하했다. 이에 따라 상고심은 소송을 취하하지 않은 노조원 약 3000명에 대해서만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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