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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인권변호, 허무하게 스러진 3선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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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성희롱사건 공동변호 승소
사회운동·행정전문가로 변신 거듭
젠더특보 임명 등 여성문제 관심

30년 인권변호, 허무하게 스러진 3선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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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최초의 3선 서울시장이자 햇수로 10년째 1000만 서울시민의 지킴이 역할을 해온 고(故) 박원순 시장은 인권변호사에서 사회운동가로, 다시 행정 전문가로 변신을 거듭하며 유력 차기 대권 후보로까지 급부상한 인물이었다.


1956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으나 유신 반대 시위로 1학년도 마치지 못한 채 제적당했다. 이후 단국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1980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대구지방검찰청 검사에 임용됐으나 곧 사표를 내고 개업해 상당 기간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직장 내 성희롱'이 불법 행위라는 인식조차 없던 시기 '서울대 우 조교 사건'의 공동 변호인을 맡아 가해자에 대한 벌금형 선고를 이끌어낸 사건을 훗날 본인 스스로도 가장 의미 있는 재판이자 '역사의 큰 물줄기를 바꾼 사건'으로 꼽았다.

박 시장은 1995년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맡으면서 사회운동가로 변신했다. 부정부패 정치인 낙선운동부터 사법개혁 운동, 소액주주 운동, 예산감시 정보공개 운동 등을 이끌며 국내 시민운동의 새 지평을 열었다. 2000년엔 아름다운재단을 설립하고 이를 토대로 사회적기업인 아름다운가게도 열었다.


2011년 오세훈 전 시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했다.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양보를 받아 후보 단일화에 성공한 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제치고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시민운동가 출신답게 반값 등록금과 무상급식,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청년수당, 도시재생, 사회적경제기업 협동조합 등 여러 사회혁신 정책을 단행했다. 다음 지방선거에서는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2017년 19대 대선에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에 출사표를 내기도 했으나 중도 포기했고, 대신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해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를 제치고 3선에 성공했다.


박 시장은 2018년 3선 마지막 임기를 시작하면서 차기 대선 후보로 입지를 다져왔다. 특히 서울시에 여성 정책을 총괄 보좌할 젠더특별보좌관을 임명하고,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여성권익담당관을 신설하는 등 여성 이슈와 관련해 적극적 행보도 보였다. 올해 들어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맞서 선별진료소 확대와 확진자 동선 공개, 자가격리자 관리 등에 적극 나서고 신천지예수교 법인허가 취소 등 강력하고 선제적인 조치로 감염병 확산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박 시장은 지난 6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대규모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하는 등 남은 임기 시정 구상을 의욕적으로 설명했다. 대선 출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부시장 3명 외 2명의 특별위원장을 임명하는 등 정치적 행보를 준비하는 모습도 보였다. 실종 전날인 지난 8일에도 기자설명회를 열어 '서울판 그린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자신이 평생에 걸쳐 추구하고 강조해온 가치, 스스로의 언행과 배치되는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끝내 자괴감과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짐작되고 있을 뿐이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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