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로 중동·유럽 이어 아시아로 수주손실 확대
유가영향 큰 수주시장, 텃밭 중동 회복 못하면 실적 악화
정부 적극적 대응책 마련…기업들도 리스크 관리 나서야

코로나 여파에 해외건설 수주액 3달째 내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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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올들어 해외건설 수주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월별 수주액은 3개월째 내리막세인데다 주력 시장인 중동 수주가 휘청거리고 있어 업계의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여기에 주요 해외사업장에서 수주 손실도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짝 그친 수주회복…손실액도 불어나= 20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19일까지 건설업계의 해외 누적 수주액은 143억달러(약 17조6300억원)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5억달러 대비 90.7% 급증한 것이다. 수치상으로는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지난해보다 크게 개선된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2006년(64억달러) 이후 수주 실적이 가장 저조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저효과가 크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여기에 수주 흐름도 좋지 않다. 1월 56.4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2월 37.2억달러 ▲3월 18.2억달러 ▲ 4월 17.9억달러로 3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19일 기준 12.9억달러에 그쳤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주 감액도 불어나고 있다. 수주감액은 기업이 최초 수주액을 신고한 이후 사업이 진행되면서 인건비ㆍ재료비 상승이나 공사지연 등의 사유로 발생하는 감소액이다. 지난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19만달러 규모의 수주 감액이 발생했고 2월엔 쿠웨이트에서 1257만달러 감액이 생겼다. 특히 3월에는 사우디ㆍ쿠웨이트 등 중동은 물론 유럽 시장에서 2억1629만달러의 대규모 감액이 발생했다. 최근 들어서는 인도, 우즈베키스탄 등 아시아 시장에서도 수주 감액이 나타나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이 중동을 넘어 유럽ㆍ아시아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해외에 진출한 국내 시공ㆍ설계ㆍ엔지니어링업체 25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코로나19 사태로 업계는 ▲인력 파견 어려움(29%) ▲발주국 행정 조치에 따른 현장 축소 운영(21%) ▲현장 폐쇄(21%) 등의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건설협회 집계 결과 국내 건설사가 시공 중인 해외 건설 공사현장 1800곳 중 최근 70여곳이 코로나19로 공사를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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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중동시장 휘청에 위기감 증폭= 우려스러운 것은 국제유가가 급락으로 전통적 수주 텃밭인 중동시장이 또 한번 긴 불황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2015~2016년 국제유가가 20~30달러선에서 움직일 당시 중동국가들이 수주를 줄이자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은 30% 이상 급감했었다. 해외건설협회가 지난달 말 발간한 보고서에서는 올해 4분기까지 국제유가가 20달러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대우건설의 5조원 규모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공사, GS건설의 4500억원 규모 싱가포르 철도사업 등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수주가 잇따르면서 아직은 선방하고 있지만 중동시장이 회복되지 않으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다는게 업계의 분위기다. A사 관계자는 "해외 수주 시장은 코로나19 못지 않게 유가 영향이 더 크다"라며 "저유가가 장기화되면 특히 석유화학 플랜트 분야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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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을 주문함과 동시에 기업 측면에서도 뉴노멀 시대에 맞는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진단했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전염병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그에 따른 국가봉쇄 등은 그동안 국내 건설사들이 경험해보지 않은 상황"이라며 "사업 수행에 필요한 대응 조직을 마련하고 리스크 관리 체계를 고도화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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