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등기' 불법 판치는 판교 공공임대 분양전환
거래권한 없는데… 분양전환 전 사전매매 쏟아지네
시세 60~80% 수준 분양가
웃돈 얹어 거래 가능성 커
해당 주택 소유주는 LH
법적 권리 없는 개인 간 거래
보호 어렵고 처벌 수단도 없어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적정 분양가' 논란을 낳았던 판교신도시 공공임대 분양전환 아파트가 소유권 이전도 이뤄지기 전에 사전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한 임차인 자격으로 이를 거래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측은 거래 당사자를 처벌할 뾰족한 수단은 없다는 입장이다.
12일 일선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현재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일대의 10년 공공임대 분양전환 아파트들은 차근차근 분양전환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분양전환에 들어간 원마을 12단지(428가구)부터 올해 하반기에 분양 전환이 시작될 계획인 산운마을 13단지(809가구)까지 총 7개 단지 3952가구의 매매가 자유로워진다.
이 과정에서 판교 일대에서는 분양전환 대상 공공임대 아파트 매매 거래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처음 분양가가 결정된 원마을 12단지의 경우 101~118㎡(전용면적)의 분양가는 8억7427만~10억1252만원으로 정해졌다. 바로 옆에 자리 잡은 원마을 11단지 101㎡가 지난 2월 13억80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최대 5억원가량 차이가 나는 셈이다. LH는 주변 시세 대비 60~80% 수준으로 저렴하다는 설명이다.
원마을 12단지는 분양전환에 들어간 지 5개월 만인 지난 2월 101㎡가 11억2000만~11억5000만원에 실거래 신고됐다. 분양가에 비해 3억원가량 뛰었지만 여전히 인근 시세에 비해서는 2억원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다양한 요건을 고려하더라도 이 정도 가격 차이라면 실제로는 분양전환 이전에 분양가에 웃돈을 얹은 가격으로 이뤄진 거래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현지 공인중개업소에서는 매수 문의에 대해 "아직 분양 전환이 되지 않은 물건은 시세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며 "가계약을 맺어 분양대금과 웃돈을 임차인에게 보낸 후 분양전환이 완료돼 LH에서 임차인에게 등기가 넘어가면 바로 다시 등기를 이전하는 식으로 거래가 가능하다"는 식의 설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거래는 이른바 '복등기' 형태의 거래로 불린다. 전매 제한이 설정된 분양권에 대해 사전 계약을 맺고 추후 전매 제한이 풀리면 정식으로 등기를 넘겨받는 식으로 불법적인 거래 방식이다. 그러던 것이 이제 공공임대 분양전환으로까지 퍼진 것이다.
현재 공공임대 분양전환 주택에 거주 중인 임차인들은 분양 전환이 시작된 날로부터 1년 내에 분양 대금을 치뤄야 분양을 받을 수 있다. 만약 대금을 준비하지 못할 경우 주택의 소유권은 계속 LH가 보유하게 되고 임차인들은 보증금만 돌려받고 퇴거해야 한다. 만약 분양으로 전환할 자금이 없는 임차인이라면 상당한 금액을 챙길 수 있는 만큼 복등기를 통한 거래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당장 분양전환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여전히 해당 주택의 소유주는 LH라는 점이다. 현 거주인은 임차인일 뿐이기 때문에 해당 주택을 거래할 권리가 아직 없다. 현장 중개업소들은 "인근 거래는 대부분 이렇게 이뤄지고 있다"며 "사전에 맺어진 매매계약에 대해 불안하다면 공증을 받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하면 된다"고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엄연히 계약 당시에는 법적 권리가 없는 당사자 간 계약인 만큼 실제 보호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부동산 커뮤니티에도 "복등기로 거래하면 된다는데 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는 불안을 호소하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LH는 어디까지나 사인 간 거래인 만큼 개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임차인이 우선 분양전환 후 제3자에게 매각하는 행위는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며 해당 분양대금의 출처를 밝힐 권한까지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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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법령 위반 소지는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거래를 중개한 중개인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공인중개사법은 이러한 소유권 이전 등기가 되지 않은 부동산의 매매 중개 행위를 부동산 투기 조장 행위로 보고 해당 공인중개사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매수ㆍ매도인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판단해야 한다는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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