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은성수 "대기업, 국민 납득할 자구노력 있어야 지원 가능"
연말까지 만기도래 회사채 31조원…이번 방안으로 회사채 소화 여력 충분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4일 "대기업에도 (코로나 정책자금을)지원하려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만큼의 자구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며 "중소기업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여파가 중견ㆍ대기업과 주력산업까지 미칠 조짐을 보이자 기존지원 방안의 2배인 100조원 상당의 긴급자금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29조1000억원을 지원하겠다면서, 필요시 대기업도 포함하겠다고 했다.
은 위원장은 "정부에서 다 받아주면 누가 시장에서 어렵게 조달하겠나"라고 반문하며 "자구노력은 평상시만큼 엄격한 정도로 요구하진 않겠지만,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정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은 위원장, 금융위 관계자들과의 일문일답.
-지원금이 2008년 금융위기의 2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그만큼 상황을 위중하게 본 것 아닌가.
▲ 직접 판단하지는 않겠다. 다만 2008년에는 금융기관의 위기가 실물로 넘어갔던 것이고, 지금은 실물에서 문제가 먼저 생겼다. 외환위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을때 개별 기업 상황에 대응하다 보면 시장을 안정시키지 못하니까 6개월을 내다 보며대응하자고 한 것이다. 우리가 선제적이고 과감하게 해야 뒤따라가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정책을 펴고 지원 규모를 정했다.
- 대기업은 자구노력을 전제로 자금을 공급할 수 있다고 했는데, 자구노력의 조건이 있나.
▲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하거나 특별한 상황의 대기업이 있을 수 있다. 대기업에 돈을 주려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대출 10%를 상환하고 90%를 만기 연장받는다든지 중소기업과는 다른 수준의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예를 들어 항공업계가 굉장히 어려운 업계 중 하나인데, 긴급경영자금 지원의 대상이라고 볼 수 있나. 그렇다면 지원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 항공업계는 특수한 상황에 놓여있다. 대기업들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려고 애쓰고 있다. 대기업들도 우선 기업어음이나 회사채 시장에 나오고, 그게 안 된다면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이 받아줄 것이다. 그렇지만 여기에는 최소한의 자구 노력이 포함될 것이다.
- 채권시장안정펀드와 증권시장안정펀드 출자 관련해서 은행권에 짐을 너무 많이 지우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은행 건전성 규제 완화는 어떻게 해주는 건가.
▲ 은행권은 부담을 지기도 하지만, 수혜자이기도 하다. 채안펀드에서 소화해주면 은행권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증안펀드도 마찬가지다. 지주사 주가가 내려가면 자기들도 손실을 본다. 하지만 공동으로 증시를 받쳐주면 본인들이 혜택을 볼 수가 있다. 이런 현실적인 측면에서 금융권이 협조한 것으로 생각한다.
▲ (김태현 금융위 사무처장) 펀드 출자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현재의 반 정도로낮춰줄 생각이다.
▲ (이세훈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기업 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낮추는 바젤Ⅲ를 올해 7월 중에 도입함으로써 은행들이 기업 대출을 더 적극적으로 하도록 할 계획이다.
- 다음달 회사채 만기가 약 6조5000억원이라고 한다. 기업 지원이나 구조조정 준비는 어떻게 하나.
▲ 유동성 측면에서 겪는 어려움은 이번에 마련한 지원 체계로 소화하면 된다. 이걸로 소화가 안 되더라도 그 문제는 같이 고민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만기) 돌아오는 것이 약 31조원 정도로 파악된다. 31조원 중에서 초우량 트리플A 회사채는 시장에서 소화될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이번에 지원한 30조8000억으로(채권시장안정펀드 20조원, P-CBO 6조7000억원, 회사채 신속인수 2조2000억원. 산업은행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 1조9000억원) 올해 말까지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를 소화하고도 여력이 있다고 본다. 초우량 회사채 부분은 빠지니까. 그 여력은 기업어음을 매입하는데 활용하도록 하겠다.
- 증권시장안정펀드 2차 캐피털 콜의 시점은 언제쯤이 되나. 만약에 증시가 더 안 좋아져서 10조원을 다 소진하면 다른 대책은 있나.
▲ 2차 여부를 상정해서 할 수는 없다. 가장 유용하게 어느 시점에 어떻게 할지는 시장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것이 좋지, 금융위에서 이렇다 저렇다 하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 펀드 소진 후 추가로 조성할 거냐 하는 부분은 지금으로서는 성급한 이야기다.
- 지금 은행과 증권사 자본 건전성 수준을 어느 정도로 보나. 그리고 지금 이 사태가 금융권에 신용리스크로 번질 우려는 없나.
▲ (이 국장) 통상 금융회사의 자본 건전성은 굉장히 후행적으로 나타난다.
먼저 시장에 충격이 오고, 기업에 부실이 생긴 다음에 금융회사로 오기 때문에 지금지표에는 아직 반영이 안 돼 있다. 그렇지만 이 상황이 오래 이어지면 분명히 금융회사에도 영향은 미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미리 대규모 시장 안정 방안을 발표한 것이다.
- 대기업은 자구노력을 전제로 자금을 공급할 수 있다고 했는데, 자구노력의 조건이 있나.
▲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하거나 특별한 상황의 대기업이 있을 수 있다. 대기업에 돈을 주려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대출 10%를 상환하고 90%를 만기 연장받는다든지 중소기업과는 다른 수준의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항공업계가 굉장히 어려운 업계 중 하나인데, 긴급경영자금 지원의 대상이라고 볼 수 있나. 그렇다면 지원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 항공업계는 특수한 상황에 놓여있다. 대기업들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려고 애쓰고 있다. 대기업들도 우선 기업어음이나 회사채 시장에 나오고, 그게 안 된다면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이 받아줄 것이다. 그렇지만 여기에는 최소한의 자구 노력이 포함될 것이다.
- 프라이머리 채권담보증권(P-CBO)도 자구 계획을 받나.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태국 호텔에서 체포된 한국인 의사…한번에 2만원 ...
▲ (김 사무처장) P-CBO를 발행하려면 보증기관 보증이 들어가야 하고, 마지막 남는 채권을 인수해줘야 하는 채권 은행도 있어야 한다. 또 과거 사례 보면 증권업계도 돈을 내서 채권을 소화해야 하므로 그들이 다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자구노력이 있지 않으면, 동의하지 않으면 그 회사채를 P-CBO에 담을 수 없다. 기업의 자구노력은 채권은행이나 그것을 보증하는 기관들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