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의 생명이야기]<183> 보기 좋은 피부와 건강한 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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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좋은 피부와 건강한 피부 가운데 하나를 고르라면 사람들은 어떤 것을 선택할까? 우리는 주변에서 보기 좋은 피부에 관심이 더 많은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얼굴의 상태나 빛깔은 사회생활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피부 관리에 돈과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보기 좋은 피부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여 전 세계 스킨케어 시장 규모는 2018년 약 162조원에서 2025년까지 매년 4.4%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기 좋은 피부가 건강에도 좋다면, 피부 관리에만 전념하면 그만이겠지만, 보기 좋은 피부가 피부 건강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피부질환은 인간의 건강 문제 가운데 가장 흔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거의 9억 명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추정한다. 피부질환은 종류가 수백 종에 이를 정도로 많은데, 많은 증세가 비슷하여 어떤 질환으로 인한 증상인지 구별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모든 질병은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낫기 마련인데, 피부질환은 그 종류가 많은 만큼 원인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정확하게 모르는 경우도 많아 모든 원인을 다 제거하기는 쉽지 않다. 피부질환을 예방하고 치유하기 위해서는 피부는 물론, 피부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다른 조직이나 부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피부질환의 원인이 피부가 아닌 다른 곳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피부질환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피부 생태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피부 1㎠에는 약 1백만 개의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들이 살고 있는데, 여기에는 1,000가지나 되는 세균과 효모, 곰팡이, 바이러스, 원생동물, 진드기가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대부분 피부에 해를 끼치지 않으며, 피부와 공생관계를 유지하면서 피부 건강에 도움을 주는 유익한 미생물이다.

유익한 피부 미생물들은 영양분을 섭취할 때 해로운 피부 미생물과 경쟁하거나 이들에게 해로운 화학 물질을 분비하여 해로운 미생물이 피부에 자리 잡지 못하도록 막음으로써 피부 건강에 도움을 준다. 또한 피부 세포가 나쁜 미생물을 죽이는 자체 항생제를 만들도록 자연 면역 반응을 유발하기도 한다. 피부 생태계에 살고 있는 미생물들이 피부 건강에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피부는 피부 생태계에 살고 있는 유익한 미생물들이 균형을 이루며 살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하여 공생관계를 유지한다. 피부는 자연적으로 수소이온농도(pH) 4 ~ 5.5의 산성을 유지하면서 유익한 미생물에게 편안함을 주고, 해로운 미생물을 불편하게 만든다. 어떤 이유로 이 균형이 깨지면 질병에 걸리거나 악화되기 쉽다. 예를 들어 항생제를 먹어 유익한 세균이 줄어들면, 효모가 과잉 성장하여 미생물 사이의 균형이 깨져 해로운 세균에 쉽게 감염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피부질환은 면역시스템과 직간접적으로 긴밀한 관계가 있으므로 피부질환의 예방과 치유를 위해서는 면역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면역력을 높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면역세포의 문제로 생기는 질병은 세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면역력이 약해서 피부에 생기는 질병이다. 피부에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를 면역세포가 제대로 제거하지 못하여 생기는 감염병으로 홍역이나 대상포진과 같은 바이러스 감염병과 세균이나 곰팡이 감염병이 있으며,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제거하지 못하여 피부에 생기는 흑색종이 있다.


둘째, 면역세포의 인식기능에 오류가 생겨 오히려 보호해야 할 정상세포인 피부세포를 공격하여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으로 건선이나 전신 홍반성 낭창(루푸스)이 있다. 셋째, 꽃가루나 달걀과 같이 사람들에게 해롭지 않은 물질(앨러지 항원)에 대해 면역세포가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앨러지로 두드러기나 아토피가 여기에 해당된다.


건강한 피부가 보기에도 좋다면 그거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닐까? 보기 좋은 피부를 만들기 위해 피부 관리를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일이 있다. 피부 관리는 피부가 좋아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방향으로 하여야 하며, 피부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리거나 면역시스템을 혼란시키지 않도록(생명이야기 68편 참조) 주의해야 한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위생적으로 깨끗해짐에 따라 앨러지 환자가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을 설명하는 ‘위생가설’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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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독립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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