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때도 통화스와프 체결 후 환율 재급등
코로나19 근본문제 해결해야…방심은 금물

미국, 신속하게 먼저 나선 점은 금융위기와 달라
이주열 "기축통화국 중앙은행 리더십…파월 의장에 감사"

美Fed 리더십에 달러가뭄 해소 기대…만병통치약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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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 한국과 미국이 전격적으로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서 국내 외환시장은 일단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다. 하지만 단기적 효과에 그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한미 통화스와프'를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된 상황인 만큼 코로나19가 잡히지 않는 한 근본 문제를 해결했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처럼…단기적 효과 그칠 수도=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됐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번 통화스와프 체결과 관련한 한 외환당국 관계자의 발언이다. 2008년 10월30일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되자 1400원대에 달하던 원ㆍ달러 환율은 단숨에 1250원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슬금슬금 환율은 다시 오르는 듯 하더니 20여일 만에 통화스와프 체결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그해 12월 한국은행이 통화스와프 인출을 세 차례에 걸쳐 하면서 다시 환율은 진정됐지만, 이듬해 4월에는 달러당 거의 1600원까지 환율이 치솟았다.

당시 통화스와프 체결 후에도 전 세계 실물경기에 대한 우려가 여전했던 것이 환율을 다시 끌어올렸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세계 주요국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위험자산 기피현상이 고개를 들자 달러 선호 현상이 다시 생긴 것이다.


지금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는 '달러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통화스와프 발표에도 여전히 100을 넘어선 수준이다. 결국 근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 외환시장은 외국인이 달러를 자유롭게 바꿀 장소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은 중국,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과 비교했을 때 개방도가 높아 달러 유출 속도가 훨씬 빠를 수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ㆍ달러 환율 하락은 단기간에 그칠 수 있다"며 "원화강세가 지속하기 위해서는 달러 강세가 제한되면서 코로나19가 진정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결국 환율 안정을 위해서는 코로나19의 진정 여부 확인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미국 내 부실 자산 신용 리스크에 대한 구체적 대응안이 나오기 전까지 원ㆍ달러 환율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번 통화스와프는 달러부족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며, 금융위기로 간다든가 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전했다. 그는 "신흥국의 달러 부족으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이 미국으로 스필 오버(spill over)되는 것은 차단할 수 있겠지만, 실물위기로 인한 금융위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다른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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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미국이 주도…2008년과 다른 점= 다만 2008년과 완전히 상황이 같은 것은 아니다. 금융위기 당시에는 한국이 통화스와프를 미국에 요청했고, 미국이 이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번엔 미국이 주도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며 달러 부족 현상이 나타났고, 이런 현상이 장기화하면 기축통화국으로서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이 서둘러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금융시장에서 달러 부족·달러화 가치상승 등 시장 불안 현상이 나타나면서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기능이 제약을 받는 상황이 되고, 한 나라의 금융시장 불안이 자꾸 다른 나라로 전이돼 국제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지니 미국도 기축통화국으로서 달러화 부족현상을 완화해줘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결국 지금 국제금융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위험회피 심리인데, 국제시장에서 달러화가 부족한 상황이 생기니 기축통화국 입장에서 제약을 받고 있다는 판단이 있어서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번 건은 미국이 상당히 신속하게 나선 것으로, 기축통화국 중앙은행의 리더십을 보여준 대표적인 예"라며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신속한 의사결정에 대해 대단히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통화 스와프와는 별개로 국내 외환보유액은 적정한 수준이라고 이 총재는 역설했다. 그는 "외환보유액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몇 가지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지금 수준은 대체로 적정한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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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밖에서 오는 충격을 통화스와프로 막는 것은 잘한 선택"이라며 "이제 과제는 국채금리와 회사채를 잡는 것이며, 대기업 자금사정도 안 좋기 때문에 이 부분의 자금유동성도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보험사보다 규모가 커진 증권회사들에 대한 어느 정도의 안전망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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