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이브] 온라인 강의, 수요자 중심 콘텐츠 우선 고려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거세지며 서울 주요대학을 비롯한 전국 대학들이 2주간 개강을 연기하고 있으며, 개강 후에도 수업을 '온라인 강의' 등 재택수업으로 대체하려 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서의 '에듀테크' 시장이 커지면서, 온라인 강의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과도 연계되어 있다. 소위 '에듀테크'는 인공지능(AI), 증강ㆍ가상현실(ARㆍVR), 사물인터넷(IoT) 등과도 연관되는데, 그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인더스트리애널리스츠(GIA)는 세계 에듀테크 시장 규모가 2017년 2200억달러(약 257조원)에서 2020년 4300억달러(약 502조원)로 두 배가량 커질 것으로 예측한 바 있으며,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및 업계는 한국시장도 올해 10조원 이상의 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한편으로는 이동거리의 제약을 뛰어넘고 비대면 강의가 가능하고, 반복수강이 가능하다는 점, 수강자의 일반적인 기준에 맞추어져 있는 오프라인 강의보다 개인 맞춤형으로 시간과 반복 등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 자기주도학습 측면에서 자기보상 효과가 크다는 점 등 장점을 강조하고 있다. 교육부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관련, 대학의 온라인 강의에 대해 20% 온라인 규제를 한시 해제하려고 하는 방안에 대해, 일각에서는 새로운 창의형 강의 시도가 가능하며, 쌍방향으로 학생과 소통하는 새로운 형태의 강의가 나올 수 있는 기회라고 이야기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대학의 온라인 강의의 문제를 꼼꼼히 들여다보면,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 세계 최고수준의 플랫폼과 회선 속도를 자랑하는 한국이지만, 한꺼번에 쏟아지는 어마어마한 용량의 콘텐츠들을 담을 서버들의 과부화는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힘든 문제이다. 외부 클라우드의 추가 확보 등도 비용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학생수가 줄어드는 대학들에게는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인프라 사업에 투자할 여력이 많지 않다. 온라인 강의를 위한 마이크, 웹캠, 태블릿 등 각종 부대장비의 구비도 함께 고려되어야 할 문제이다. 소프트웨어적으로는 캠타시아 등 저작도구들이 활용되고는 있으나, 단기간의 교육으로 파워 유튜버들이 만들어내는 높은 수준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과장하자면, VTR 녹화수준의 콘텐츠가 제작되면서, ebook 초창기 도서를 스캔하던 수준과 유사한 콘텐츠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결국 콘텐츠의 시작과 끝은 사람과 관련된 일인데, 제작과 관련해서 보자면, 동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고, 지난한 일이라는 사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튜브 영상의 경우, 초보자의 경우 1분짜리 영상을 편집하려면 기획부터 컷 작업까지 1시간 이상, 10분짜리를 만들려면 10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수요자의 입장에서는 문제가 더욱 커질 수 있다. 화려한 다양한 효과와 멋진 영상에 길들여져 있는 젊은 교육콘텐츠 시청자들에게 질적 수준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콘텐츠가 얼마나 호응을 얻어내고, 학습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청각장애 학생들을 배려하지 않은 온라인 강의에 대해서 교육부가 해명을 내놓기도 했지만, 다양한 수요를 갖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의 응용성도 고민을 해야 한다. 플랫폼에 실리는 콘텐츠의 특성을 보자면, 전공별 특성과 과목의 차별성에 따라 콘텐츠의 내용이 달라질 수 있으며, 실습과목이 많은 과목의 경우, 쌍방향 소통과 코칭, 지도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문제점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기존 온라인 강의에 대한 문제점을 분석한 자료에서도 강의의 재탕, 저화질, 부족한 관리 인력, 대형 수강인원과 수요 맞춤형 강의 부족, 홈페이지 오류, 인프라 문제 등이 지적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활용되는 PPT, 강의안과 각종 교재, 자료의 저작권 문제와 교수자의 강의개발비 등은 고려도 되지 않고 있다.
외국의 온라인 콘텐츠 전문가는 가장 나쁜 교수법은 온라인으로만 이뤄지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사회와 시장에서 충분한 기간 동안 쓰여 안정성이 확인된 기술만을 골라 가장 마지막에 도입하는 분야가 교육계라는 소리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늘 그렇듯이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 학습자의 반응을 염두에 두어야만 효율적인 강의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온라인 강의의 장점은 자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지만, 강제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의 시행은 효율성이 현저히 낮아질 수밖에 없다.
미래적인 상황을 염두에 두자면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온라인 강의 필요성, 실효성 등을 재점검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장기적으로는 4차산업혁명 시대 미래 닥칠 수 있는 재택근무 등도 연계하여 다양한 시나리오 등에 대한 점검 및 대비책을 마련하고, 수요자 중심의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인식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태국 호텔에서 체포된 한국인 의사…한번에 2만원 ...
이병민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