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기 잡은 조원태…국민연금 선택은
ISS·KCGS, 조원태 연임안 찬성권고
3자연합 측 후보엔 대부분 반대·의결권 불행사 권고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일명 '3자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은 분위기다. 국내ㆍ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이 속속 조 회장의 사내이사직 연임안에 찬성을 권고하면서다. 이 가운데 재계는 한진칼 지분 약 2.9%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국민연금의 선택에 주목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의결권 자문 서비스를 받고 있는 자문사가 조 회장측의 손을 들어준 상황인 까닭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최근 회원사들에게 보낸 주주총회 의안 분석 보고서에서 조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직 재선임 안건에 찬성 표결을 권고했다. ISS는 한진칼의 적정 이사진 규모를 6~10명 규모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사내이사에선 조 회장과 함께 하은용 후보(대한항공 재무부문 부사장)에 대해서도 찬성을 권고했고, 사내이사 후보 5명 중에선 김석동ㆍ박영석ㆍ최윤희 후보 등 3인에 찬성의견을 냈다.
반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 측 후보 7인 중 6인에 대해선 모두 반대를 권고했다. 3자 연합 측에선 김신배 사내이사 후보(전 SK 부회장)만이 "과거 타사 경영 및 사외이사 경험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찬성 권고를 받았다.
국내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이자 국민연금의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도 비슷한 결론을 냈다. KCGS는 조 회장을 비롯한 한진칼 후보 7명에 대해 모두 찬성 의견을 낸 반면 주주연합 측 후보 7인에 대해서는 모두 '의결권 불행사'를 권고했다.
일반적으로 의결권 자문사의 지침은 각 회사 주주총회의 개별 안건마다 구체적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기관투자자ㆍ외국인ㆍ소액주주의 의결권 행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실제 고(故) 조양호 회장은 지난해 ISS로부터 사내이사 연임안에 반대 의견을 받았고, 주총에서 경영권을 상실하기도 했다.
국내ㆍ외를 대표하는 두 자문사가 유사한 결론을 낸 것은 3자 연합 측의 명분이 적잖은 손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전문경영인 제도를 전면으로 내세웠지만 다수 후보는 "항공전문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지배구조 개선 역시 KCGI와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의 이종(異種) 결합으로 끊임없는 비판을 받고 있다. KCGS도 보고서를 통해 "조 전 부사장은 KCGI가 한진그룹의 후진적 지배구조로 인한 문제점으로 지적했던 '땅콩회항'의 당사자고, 조 전 부사장과 반도건설은 3자 연합 구성 전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지적한 바 없다"면서 "KCGI가 추구하는 변화에 나머지 주체가 진정으로 동의하는 지 불분명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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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KCGI 측이 조 전 부사장과 손을 잡으면서 상당부분 명분이 퇴색된 것이 사실"이라면서 "장기전으로 돌입한 이후는 몰라도 현 시점에서 국민연금이 3자 연합 측의 손을 들어주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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