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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손님은 옛말, '妻월드'에 숨막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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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사회적 참여 늘면서
처가·장모의 육아·가사 지원↑
시시콜콜 간섭에 사위 속앓이

특히 맞벌이 젊은 부부서 급증
장서갈등 심각, 이혼까지 이어져
"간섭·관여 선 지키고 존중해야"

백년손님은 옛말, '妻월드'에 숨막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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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경기도 성남에 거주하는 심인보(36ㆍ가명)씨는 결혼 5년만에 아내와 별거에 들어갔다. 네살 아들의 육아를 돕고 있는 장모와의 갈등이 원인이었다. 심씨는 퇴근하고 들어서면 편안해야할 집에만 들어가면 숨이 막혔다고 토로한다. 그는 "아이 육아부터 청소ㆍ요리 등 집안 대소사에 장모님이 나서면서 집안에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며 "직업이 좋은 지인의 사위들과 비교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아내는 '어머니말에 토 달면 말이 길어진다'며 중재하려고 하지도 않았다"고 털어놨다.


장모와 사위 간 갈등이 가족 문제 한복판에 섰다. 여성의 사회적 참여가 늘어나고 경제력이 상승하면서 아내와의 유대 관계가 깊은 처가, 특히 장모로부터 육아ㆍ가사일 등의 지원을 받게 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양육보조자로서 육아 지원은 물론 집안 대소사에 대한 간섭이 늘어나면서 사위의 속앓이가 깊어지는 것이다. 가족 문제의 고질적인 원인으로 꼽혔던 고부갈등이 '장서갈등'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맞벌이 부부 중 시부모로부터 생활지원(육아, 청소, 식사준비 등 포함)을 받는 비율은 2006년 14%에서 2016년 7.9%로 감소했다. 반면에 같은 기간 처가로부터 도움을 받는다고 답한 부부는 17%에서 19%로 증가했다. 처가와는 점점 가까워지고 시댁과는 점점 거리가 생기는 셈이다.


장서갈등이 결국 이혼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느는 것으로 파악된다. 재혼전문 결혼정보회사 온리유가 2018년 이혼을 경험한 남녀 5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로 여성은 성격차이(34.4%), 경제적문제(29.3%), 외도(19.1%), 폭력ㆍ폭행(7.4%) 등에 이어 다섯번째로 고부갈등(2.3%) 등을 꼽았다. 반면 남성은 성격차이(56.6%), 외도(11.3%) 등에 이어 장서갈등(10.9%)을 꼽았다. 장서갈등이 고부갈등보다 더 주요한 이혼사유가 된 것이다.


신은숙 이혼전문 변호사는 "최근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장서 갈등에 따른 이혼이 증가 추세에 있다"며 "이혼까지 이르게 되는 경우를 보면 장모 등이 간섭과 관여의 선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위가 가족 구성원이기는 하나 존중받아야 할 어른임을 잊지 말아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서갈등은 특히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심각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맞벌이 부부가 대부분인 20~30대 젊은 부부들에게 가정경제나 가사, 자녀계획까지 장모가 간섭하는 일이 잦아지면서다. 장모 입장에선 귀하게 키운 딸이 결혼 후 '부당한 대접을 받고 힘든 결혼생활을 한다'는 생각에 사위를 대하는 태도가 부정적으로 바뀌거나 부족한 면을 지적하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시집살이를 가리키는 '시월드'에 빗댄 '처월드'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기도 한다.


모녀의 끈끈한 유대감에 집안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사위도 적지 않다. 결혼 3년차인 백민우(34)씨는 "아내는 부부관계부터 경제 문제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장모님과 이야기한다"며 "부부사이인데도 혹시 장모님 귀에 들어갈까 터넣고 얘기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을 때가 많다"라고 말했다. ?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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