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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노노갈등에 마비된 홈플러스 안성 물류센터…"日 40억 피해·대체센터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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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기사간 갈등에 마비된 홈플러스 안성 물류센터 가보니
명절 앞두고 6일째 '마비'…손님·납품 농가 피해 막심
평택 대체센터 가동에도 인력·거리 증가 불가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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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아시아경제 김봉기 기자] "물류 마비로 본 피해가 하루 30억~40억원으로 추산됩니다. 당장 고객들은 물론 생산지 농민들도 납품을 하지 못해 막대한 피해를 봤습니다.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겠지만, 급히 대체 물류센터를 이용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이달 22일 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한 홈플러스 신선물류센터 앞에 선 홈플러스 관계자는 허탈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화물차 기사간 갈등으로 인해 수도권 홈플러스 100여곳에 야채 등 신선 식품을 공급하는 물류센터가 23일로 6일째 마비 상태에 놓였다. 실제 화물차가 드나드는 신선물류 집하장 옆 공간에 빨간색 냉장트럭 수십 대가 주차돼 있었다. 트럭 부근에는 한국노총 전국 건설산업노조 홈플러스 지회가 내건 민주노총 소속 화물연대를 규탄하는 플래카드 수십 장이 걸려 있었다. 지회에 소속된 기사들은 그늘막을 치고 집회를 이어갔다. 지난주까지 신선식품을 각 지점으로 나르던 트럭을 몰던 이들이다.

지난 18일 밤 물류센터에 들이닥친 기사들은 진ㆍ출입로를 트럭으로 막고 직원이 드나드는 통로까지 모두 봉쇄했다. 지회는 지난 21일 차량 출입로 봉쇄를 일부 풀었다. 지회장 A 씨에 관한 부당한 인사 조처를 반대하며 시작한 농성이 이어지는 중이다. 홈플러스 측이 신고한 뒤 경찰은 기사들이 재차 센터 내로 진입할 수 없도록 경계태세를 갖추고 있지만 물류 배송에는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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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홈플러스 안성 신선 물류센터는 1년 중 가장 바쁠 시기인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신선식품 물류가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처음에는 아예 화물기사들이 차량 진ㆍ출입을 막아 2일 이상은 센터 기능이 정지됐다. 안성 물류센터는 수도권을 비롯한 87개 지점의 신선식품의 유통을 맡고 있다. 대지면적이 9900평에 이르는 국내 신선식품 물류센터 중 최대 규모다. 홈플러스 측은 수도권 주요 지점 10곳을 거점으로 정해 산지에서 직배송한 뒤 가까운 지점으로 다시 배달하는 대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애초 물류센터가 아닌 지점에서 물류 배송을 맡다 보니 시간이 더 소요됐고 배송 차질도 잇따랐다.


지난 21일 센터로 차량 통행이 가능해진 후에도 문제 해결은 쉽지 않았다. 전체 화물 기사 91명 중 60명이 집회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 홈플러스 측은 급히 대체 용달차를 섭외하려 했다. 그러나 용달차 기사들은 한국노총 홈플러스 지회 측의 반발을 염려했다. 평소 70~80대 이상 섭외하던 것과 달리 겨우 15대만 추가 확보할 수 있었다. 31명의 화물연대 측 기사와 용달차 기사들이 물류센터와 지점을 여러 번 오가고 있지만, 평소 물류의 70%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홈플러스는 2012년 11월부터 운영해온 안성 물류센터를 폐쇄하고 23일부터 평택에 대체 물류센터를 가동했다. 현재 안성센터가 개점 후 7년여 만에 생산성이 최적화됐던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큰 차질이 예상되는 결정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안성센터에서 전국의 추석 선물 배송을 책임지고 있다"며 "추가 비용이 들어도 대체센터를 운영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센터에 상시 인원만 250명이 필요한데 새로운 곳에 가면 2배 이상의 인력이 필요하다"면서 "명절 앞두고 사람이 잘 구해질지도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평택으로 물류센터를 옮길 경우 이동 거리의 증가 등으로 인해 운송비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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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안성 물류센터 사태는 지난 4월부터 불거진 화물차 기사 사이의 다툼에서 시작됐다. 화물연대 홈플러스 지회장이던 A 씨는 지난 2월 개인 비리 의혹으로 화물연대에서 제명됐다. 이후 동료 기사들과 함께 연대를 탈퇴해 '차주협의회'를 구성한 뒤 배송 업무를 계속했다. 안성 물류센터의 배송업무는 91명의 화물차 기사가 운송업체 3곳과 각각 계약을 맺고 지입차주로 활동하고 있다.

4월 화물연대 측은 운송업체와 운송료 인상 등 협상 중 A 씨를 다른 사업장으로 배치하도록 요구했다. 협상이 결렬되자 지난달 15일 화물연대가 물류센터 출입구를 막고 1박 2일간 파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운송사 측은 지난 15일 A 씨에게 타 사업장 전환 배치를 제의했고 A 씨를 비롯한 차주협의회 소속 기사들은 18일 저녁부터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현재 한국노총에 가입한 상태다.


운송사 관계자는 "A 씨에 대한 비리 의혹 탄원서가 홈플러스 측에 접수돼 조사해보니 일부 문제 소지가 있어 전환 배치를 제안했다"며 "이번에 홈플러스가 운송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파업으로 피해를 준 기사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성=김봉기 기자 superch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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