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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딸 방치해 숨지게 한 부모 '살인죄'로 재판받는다

최종수정 2019.07.03 15:52 기사입력 2019.07.0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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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검 "혼자 방치된 딸 사망 예견할 수 있었다"
숨진 딸 야산에 매장할 의도로 은폐…'사체유기'도 적용

생후 7개월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부모 [사진=연합뉴스]

생후 7개월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부모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생후 7개월 된 딸을 혼자 집에 5일간 방치해 숨지게 한 부모에게 검찰이 살인죄 등을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애초 경찰은 이들에게 살인죄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했지만, 검찰은 딸의 사망을 예견할 수 있었다며 피의자들에게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오세영)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경찰에서 송치한 A(1·사망)양의 부모 B(21)씨와 C(18)양의 죄명을 살인으로 변경해 구속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은 이 부부에게 살인 외에도 사체유기,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도 적용했다.


B씨 부부는 지난 5월 26일부터 같은 달 31일까지 5일간 인천 부평구 자신들이 사는 아파트에 생후 7개월인 딸 A양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이들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살인죄가 아닌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했으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은 피의자가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했고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있을 경우 인정된다.

경찰은 "만약 부부 중 한 명이 아이를 방치해 숨지게 했다면, 방치 후 사망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해 살인죄 적용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부부가 서로 돌볼 거라고 생각해 사망까지 예견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B씨 부부에게 살인죄를 적용하기로 했다. 검찰은 생후 7개월밖에 되지 않은 딸을 장시간 혼자 두면 숨질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생후 7개월인 피해자가 3∼4일 이상 분유나 수분을 섭취하지 않은 채 혼자 방치되면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는데도 피해자를 돌보지 않고 내버려 뒀다"며 "살인의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B씨 부부가 숨진 딸을 야산에 매장할 의도로 집에 방치한 채 주변에 알리지 않고 은폐한 것으로 보고 사체유기죄도 적용했다고 밝혔다.


C양은 앞서 경찰 조사에서 "평소 아이 양육문제와 남편의 외도, 잦은 외박으로 다툼이 많았고 (사건이 발생한 당시에도)서로 상대방이 아이를 돌볼 것이라고 생각하고 각자 외출을 했다"고 진술했다. C양은 집을 나간 뒤 지인들과 새벽까지 술을 마셨고, 남편 B씨도 친구와 게임을 하고 지냈다.


B씨는 또 아이를 방치한 지 닷새만인 지난달 31일 오후 4시께 집에 들어가 딸이 숨져 있는 것을 확인했지만 그대로 두고 15분 만에 다시 집을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C양도 같은 날 오후 10시께 귀가했다가 숨진 딸을 그냥 둔 채 10분 만에 재차 외출했다.


B씨 부부는 최초 참고인 조사에서 "5월 30일 아이를 재우고서 마트에 다녀왔는데 딸 양손과 양발에 반려견이 할퀸 자국이 있었고 다음 날 숨졌다"고 주장했으나 경찰 수사 결과 거짓말로 확인됐다.


숨진 A양은 지난달 2일 외할아버지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당시 A양은 숨진 채 종이 상자에 담겨 있었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양 시신을 부검한 뒤 "위·소장·대장에 음식물이 없고 상당 기간 음식 섭취의 공백이 있었다"면서도 "사인이 아사(餓死)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1차 소견을 밝혔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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