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대북 800만 달러, 내부절차 의결되면 즉시 집행"

2017년에는 교추협 의결하고도
"정세 주시"한다며 끝내 집행 안 해
이번엔 머뭇거리지 않겠다는 의지
김여정·김영철 등장에는 "평가 유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에 800만 달러를 공여하기로 결정하고 내부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해당 절차가 마무리되면 공여금을 바로 집행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800만 달러 공여와 관련해 '내부 의결 절차가 마무리되면 바로 집행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내부절차에는 기금관리심의위원회,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의(교추협) 의결, 국회 사전 보고 등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2017년 9월 교추협을 열고 유니세프와 세계식량계획(WFP)의 북한 모자보건·영양지원 사업에 남북협력기금에서 800만 달러를 공여하는 방안을 의결했지만, 미국의 대북 압박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실제 집행은 하지 않았다. 그때와 달리 이번에는 공여금 집행을 망설이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당국자는 "내부절차가 통일부 장관 결재로 마무리가 되면 국제기구에 공여금 집행 결정 사실을 통보하고 국제기구로부터 계좌를 수령받아 그 이후 입금하게 된다"면서 "이 과정에서도 국제기구와 협의가 필요한데 통상 3~4일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정부는 정치와 인도주의는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 하에 대북 인도적 지원을 점진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 평양에서 열린 대집단체조 '인민의 나라'를 관람했다면서 이 자리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빨간색 원)이 함께 했다고 4일 보도했다.

한편 통일부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에 이어 김여정 제1부부장이 연이어 북한 매체에 등장한 사실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두 사람이 지금 시점에서 등장한 배경과 의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제1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과 부인인 리설주 여사의 바로 오른편에 앉았다. 그 뒤로 리수용 당 부위원장 등이 자리해 오히려 53일간의 공백 이후 정치적 서열이 더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매체에서 호명되는 순서, 행사에서 자리에 앉은 순서 등이 실제 권력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상석에 앉아있다고해도 그것만으로는 권력과 신변의 변화를 평가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에 관해서는 그가 여전히 당 부위원장의 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통일부는 파악하고 있다. 이 당국자는 "3일자 북한 매체에서 김 부위원장과 함께 호명된 인물들이 모두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었다"며 근거를 들었다.

'처형설'에 오르내리고 있는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의 행방과 관련해서는 '복귀설'과 '근신설' 등 다양한 정보가 교차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