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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化의 명과 암…기업들은 '쩐의 전쟁', 집 안엔 쌓이는 배송 쓰레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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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분리수거장에 포장 박스 등 재활용쓰레기가 쌓여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6일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분리수거장에 포장 박스 등 재활용쓰레기가 쌓여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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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유통이 온라인으로 재편되면서 온라인 물류 기반 확대를 위해 기업들은 '쩐의 전쟁'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조(兆)단위 투자도 감수하면서 적자 확대 우려도 나온다. 온라인몰의 무리한 배달 경쟁 속 택배기사 안전 문제 역시 도마위에 올랐다. 소비자 경험 측면에서도 밝은 면만 있는 건 아니다. 택배 쓰레기 증가는 필연적이고, 보안ㆍ소음ㆍ안전 등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몰은 지난 1일 신세계몰을 흡수 합병해 신설 통합법인인 에스에스지닷컴을 출범하고 온라인 확대를 선언했다. 온라인에 과감하게 투자하기 위해 지난해 사모펀드로부터 1조원의 투자 자금도 유치했다. 롯데마트도 향후 5년간 온라인 사업에 3조원의 투자를 단행한다.

식품 전문 온라인몰들도 배송망 확대에 골몰하고 있다. 헬로네이처는 지난달 경기도 부천에 기존 센터 대비 6배 큰 신선물류센터를 오픈했다. 새벽배송 강화를 위한 조치다. 신선식품 유통업체들 사이에 '새벽배송'이 새 표준으로 자리잡는 추세에서 앞으로도 이와 관련된 대규모 투자는 계속될 전망이다. GSㆍ롯데프레시,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새벽배송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화려한 투자 뒤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새벽배송의 선두주자 마켓컬리와 자체 배송망인 '쿠팡맨' 시스템을 구축한 쿠팡의 적자율은 2017년 기준으로 20%를 넘어서고 있다. 100원어치를 팔면 이득을 보는 게 아니라, 20원을 손해 보는 셈이다. 배송 서비스로 인한 막대한 운영비용 때문에 적자를 면할 수 없게 된 것.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온라인몰들이 대규모 적자를 내는 것은 대부분 물류와 인건비 탓"이라며 "대규모 적자가 나도 미래 성장성 등을 바탕으로 외부 투자를 받아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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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온라인몰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온라인몰 사이에서는 '온라인 거래로 돈을 버는 곳은 없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아다닌다. 터줏대감인 G마켓ㆍ옥션이 흑자를 내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적자다. 이마트몰, 11번가도 지난해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무리한 배송 경쟁 속 택배기사의 안전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쇼핑은 올해 30분 배송을 도입하려 했다가 '택배기사의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내부 검토 중이다. 과거 외식업계의 '30분 배달제'가 라이더들의 안전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것을 상기시킨다는 것이다. 택배 관련 안전 문제는 이미 한 차례 사회 문제로 비화된 바가 있다. 지난해 다산신도시의 한 아파트가 차량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차 없는 단지'를 조성하고 택배 차량의 아파트 내 진입을 막으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편리하고 빠른 배송 혜택을 보는 소비자들의 애로사항도 많아지고 있다. 신선식품 배송시 신선도 유지를 위해 스티로폼, 보냉재 등을 쓰다 보니 택배 쓰레기는 점점 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정부가 직접 나서 제품 과대포장 방지 및 유통포장재 감량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지만, 법적 효력이 없는 가이드라인에 불과해 택배 쓰레기 감량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다.


소음과 보안 문제도 제기된다. 아파트의 경우 새벽배송으로 인한 소음으로 경비원과의 마찰을 빚는 기사들이 적지 않다. 자동 현관문이 있는 곳이 아니라면 경비원이 문을 열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경비원들은 "새벽배송 연결 업무까지 떠맡는 건 과도한 업무"라고 불평하기도 한다. 새벽배송을 받기 위해 고객이 공동현관문 비밀번호를 기사에게 제공해야 한다. 배송기사들은 고객이 공동현관문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으면 택배를 집 앞이 아닌 공동현관 앞에 놓고 가버린다. 결국 편의를 위해 비밀번호를 제공하지만 유출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쿠팡플렉스' 등을 통해 일반인들도 배송에 참여하고 있어 문제 확대의 여지가 크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배송 직원들에 대한 체계적 교육과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오세조 한국유통물류정책학회장(연세대학교 경영학과 명예교수)은 "소비자 신뢰를 지키고 입주민 보안, 과대 포장 등 편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체계적 관리가 필수적"이라며 "프랜차이즈 시스템 등 배송 기사들에 대한 교육과 지원을 위한 시스템 도입도 검토해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롯데그룹의 물류 계열사들도 합병 작업을 마치고 통합 물류법인을 출범시켰다.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가 통합법인을 출범, 통합법인인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탄생한 것. 통합 법인은 8000억원을 시설확충에 투입해 2021년 영남권 물류 통합센터를, 2022년에 충북 진천에 메가 허브터미널과 의류 통합센터를 준공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를 통해 2023년까지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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