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해외수주 절벽 오나…연초 수주액 7년 만에 최저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연초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이 7년 만에 최저치 수준으로 급감했다. 정부의 각종 규제로 국내 주택시장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시장까지 수주절벽이 나타나고 있어 건설사들의 긴장도가 높아졌다.
14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액은 23억달러(한화 약 2조5847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연도별 동일한 기간을 적용했을 때 2012년(18억7000만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실적과 상관도가 높은 국제유가가 바닥을 찍고 상승 흐름을 타던 최근 3년(2016~2018년)간의 연초 평균치(38억달러)와 비교해도 반토막 수준이다. 공사 건수로 비교하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올초 해외수주 공사건수는 51건으로 2006년(37건) 이후 13년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중동시장에서의 수주액 감소가 두드러진다. 최근 3년간 연초 중동 평균 수주액은 27억2000만달러였으나 올해엔 2억9000만달러로 89.3% 급감했다. 아시아시장 수주액도 최근 3년 평균치(19억5000만달러) 대비 12.8% 감소한 17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포스코건설과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연초부터 아시아 등지에서 수주 낭보를 전해왔으나 올해엔 국내 상위 10개 건설사 중 단 한곳도 이렇다 할 신규수주 소식을 전해주지 못하고 있다.
연초 해외 수주시장 분위기가 심상찮아 보이자 올해 해외 수주 목표액을 올려잡은 국내 건설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해외수주 목표액을 13조1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85% 늘어난 수치다. 대우건설도 올해 해외 신규수주 목표치를 3조173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4.3%늘려잡았다. GS건설도 올해 해외수주 목표치를 전년 대비 42.5% 증가한 3조453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한 대형 건설사 해외사업 담당자는 "중동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전체적인 발주 건수 자체가 줄어든 게 사실"이라며 "과거엔 전년도에서 이월된 계약이 연초로 잡힌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대부분의 건설사에서 그런 상황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건설사 해외사업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최근 3년간 회복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말에 단기 급락했던 게 올초 발주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해외사업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연초 해외시장 분위기가 기대와 다르지만 하반기부터는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지칭하는 '메나(MENA)' 지역의 플랜트 발주가 본격 살아날 것이란 기대에서다. 메나는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강점을 보이는 EPC(설계ㆍ구매ㆍ시공)의 주력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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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준 KB증권 건설담당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동 주요 국가들이 다운스트림(원유수송ㆍ정제ㆍ판매 등) 확장 의지를 강화하고 있으나 아직 초기 단계 프로젝트가 많아 실질적 발주 규모 증가가 나타나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올해 하반기에서 2020년초 사이 해당 프로젝트 입찰이 본격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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