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규제개혁부터" 허심탄회하게 말한 총수들

투자환경 조성·위기 극복 등 대화 이어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경제단체들은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 대해 기업의 어려움을 허심탄회하게 대통령에게 전달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는 평가를 했다. 경제단체들은 지속적으로 대통령과 재계의 대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대통령을 만난 기업인들의 주요 발언은 투자 환경 조성, 규제개혁, 위기극복 등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규제개혁 시급', 기업인들 한 목소리 = 기업인들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규제개혁을 집중적으로 건의했다. 규제 개혁을 통해 부진한 경제상황을 극복하자는 취지다.
우선 황창규 KT 회장은 4차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고 있는 5G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관심을 촉구했다.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보보호 규제에 대한 개선을 호소했다.
이종태 퍼시스 회장도 규제 개혁을 건의했다. 기업이 규제를 왜 풀어야 하는지 입증하는 현재 방식 보다는 공무원이 규제를 왜 유지해야 하는지 입증하게 하고, 입증에 실패하면 자동 폐지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건의했다.

◆'신바람' 나는 투자 환경 조성 필요 = 기업인들은 격의 없이 이뤄진 대화 속에서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필요한 요구들을 언급했다. 특히 정부에 기업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투자 환경 조성을 요청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정부가 기업 의견을 좀 더 경청해주면, 기업도 신바람 나게 일해서 '함께 잘 사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혁신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가 기업 측면의 시각을 좀 가져달라는 호소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역시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게 수출인데 무역확장법 232조 등 관세ㆍ통상 문제가 잘 해결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최태원 SK 회장은 혁신성장 조건으로 ▲ 실패에 대한 용납▲ 혁신성장의 산업화를 위한 비용 절감 환경 조성▲ 최고의 인력이 접근하는 환경 조성을 제시했다.

◆힘들 때 진짜 실력 나온다. 위기극복 의지 = 문 대통령은 이들의 발언을 경청하며 기업의 역할만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문 대통령은 향후 산업정책 방향 역시 기업들의 혁신을 돕고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전달했다. 대통령의 발언에 기업인들은 위기극복과 상생의지를 다지며 화답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기술 설비 투자를 확대해서 국가 경제에 일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간담회 후 문대통령과의 산책에서도 "경기가 좋지는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하며 위기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일자리 창출은 기업의 의무라고 강조하며, 지난해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에 부응하기 위해 발표한 3년간 4만명 고용에 대해서도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정의선 부회장 역시"요즘 대기문제·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를 위해 전기·수소차 등에 향후 4년간 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