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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걸고 무단횡단…도대체 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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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보행자가 신호를 무시하고 횡단보도를 건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보행자가 신호를 무시하고 횡단보도를 건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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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 40대 남성 A 씨는 회식 후 편의점에 갈 목적으로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다 차량이 뜸해, 횡단보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달려오는 승용차에 치여 한순간에 식물인간 진단을 받았다. 운전자 역시 경찰 조사를 받는 등 A 씨의 잘못된 판단이 모두를 절망으로 밀어 넣었다.
무단횡단을 하다 다치는 사람들이 매년 발생하고 있다. 무단횡단 사고는 치사율도 높고, 운전자 입장에서는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남겨 모두에게 치명적인 사고다.

문제는 이 같은 무단횡단 사고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데 있다. 지난해 서울 교통사고 사망자의 62%는 차 대 사람 사고에서 발생했다. 이 중 절반(96명)은 무단횡단 사고다.

무단횡단 사고는 지속해서 발생, 치사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무단횡단 사고는 9,590건이 발생했고 이 중 562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경찰청의 교통사고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매년 평균적으로 도로 횡단 중 사망자의 39.9%인 391명이 무단횡단 중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단횡단 사고의 경우 치사율도 8.2%로 정상적인 도로횡단 사고의 치사율(4.0%)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무단횡단 블랙박스 영상.사진=서울지방경찰청

무단횡단 블랙박스 영상.사진=서울지방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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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무단횡단 사고 발생의 원인은 ‘보행자 편의’에 있다고 분석했다. 잠깐의 판단 실수로 치명적인 교통사고를 발생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행한 ‘무단횡단 사고 특성 분석 및 진단(엄대룡·정도영·박상우)’논문에 따르면 무단횡단을 하는 이유는 보행자의 △이용상 번거로움 △시간적 조급함 등으로 인하여 단거리 직선이동을 위해 무단횡단을 감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무단횡단 사고 사례를 분석한 결과 왕복 4차로 이상 주도로에 발생 하는 등 공통적 사고 상황이 있었다.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경기도에서 발생한 무단횡단 사고 977건과 무단횡단 사고다발지점 169개소에 대한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왕복 4차로 이상의 주도로 △주변에 버스정류시설이 많이 위치한 구간 △다른 횡단보도와의 이격거리가 100~200m 사이에 위치한 구간, △무단횡단방지분리대와 보행자 펜스와 같은 시설물이 설치되지 않은 구간에서 사고가 일어났다.

이 가운데 횡단보도와 횡단보도 사이 거리를 유동적으로 조정, 무단횡단을 하려는 심리를 억제하는 것도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우리나라 횡단보도간 간격 거리는 도심 일반도로에서는 200m 간격으로 횡단시설을 설치한다. 주거지역이거나 특별한 이유가 있으면 간격을 줄일 수 있다. 횡단시설에는 횡단보도뿐만 아니라 육교나 지하보도도 포함된다.

다른 나라의 경우 횡단보도와 다른 횡단보도의 거리를 유동적으로 조정, 무단횡단 심리를 억제하고 있다. 미국은 버지니아주 기준의 경우 다른 횡단보도로부터 91m, 일본은 도심의 경우 100m, (비도심은 200m 이상)다.

영국은 설치 기준이 없고 횡단보도 주변 90m 차도에서 보행자 통행을 단속한다. 독일 역시 횡단보도 설치 기준이 없지만, 주변 30m에 횡단보도가 없을 경우 무단횡단을 허용하고 있다.

한편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관계자는 “도로를 횡단하는 보행자가 많은 생활권 이면도로의 횡단보도 설치기준은 100m로 완화하고, 차량 소통이 중요시되는 간선도로는 현행대로 200m로 유지하는 등 보행자 안전과 통행우선권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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