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을가다⑪]말레이시아의 스마트도시 사이버자야
[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쿠알라룸푸르에서 남서쪽으로 30여km, 차로 40분 거리에 위치한 '말레이시아의 실리콘밸리' 사이버자야. 이곳에서 말레이시아 첨단산업의 미래가 자라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최신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인구 저밀도 자립도시, '스마트시티'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1997년 미래형 도시 사이버자야 구축에 투자했다. 1997~2009년에는 공공투자 형태로, 이후 2010년부터는 민간투자 주도로 사이버자야가 개발됐다. 말레이시아의 신(新)행정수도인 푸트라자야에 인접한데다 영어가 상용어라는 점, 우수한 인력이 풍부하다는 점, 지리적으로 동남아시아의 중심에 있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작용해 사이버자야는 현재 전세계 IT 기업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첨단산업 및 SSO(Shared service and outsourcing)산업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테크 허브로 자리잡은 사이버자야=사이버자야가 다른 국가 스마트시티와 차별화되는 것은 단순한 IT 인프라 구축을 넘어 스타트업들의 인큐베이팅 역할과 기업들이 도시환경 구축에 필요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현하는 '테스트베드(시험무대)'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이버자야 내 인구 중 20%는 기술 분야의 젊은 얼리 어답터들로 구성돼 있으며 40%는 지식 수준이 높은 고학력 전문직, 특히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전공자들이다.
현재 사이버자야에는 1431개 기업이 입주해 있는데, 이 중 484곳은 HP, 델, IBM, NTT 등 다국적 기업들이다. 첨단기술 분야의 말레이시아 대기업 및 다국적기업들이 많이 입주해 있다는 점은 이곳에 입주한 스타트업, 중소기업들에게도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자원이 풍부하고 젊은 스타트업들은 최신 기술에 더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어 사이버자야 내 다양한 규모의 기업들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이버자야의 운영주체 사이버뷰(Cyberview)는 사이버자야에 입주해 있는 한국 기업들이 적다는데 아쉬움을 전했다. 현재 이곳에 입주해 있는 한국기업은 태양광 사업을 하는 한화큐셀과 TV 프로그래밍 사업을 하는 대연브로드캐스팅 등이 전부다. 첨단 IT 다국적 기업들이 많이 입주해 있는 사이버자야에 관련 한국 기업들의 참여 비중은 적은 편이다.
사이버뷰 관계자는 "한국에 혁신 기업이 많고 많은 기업들이 4차산업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만큼 관련 한국 기업들이 많이 입주하면 좋겠다"며 "최근 SK홀딩스 및 SK텔레콤과 사물인터넷(IoT), 그린테크놀러지, 스마트시티 개발 등 관련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는데, 이와같은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사이버뷰는 말레이시아의 실리콘밸리 역할을 하고 있는 사이버자야가 혁신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경제 허브로 성장할 수 있도록, 또 사이버시티 및 리빙랩(살아있는 실험실) 역할을 주축으로 글로벌 테크 허브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안정적 생태계를 구축하는게 앞으로의 목표라고 밝혔다.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역할 하는 `글로벌 혁신&창조 센터(MaGIC)`=말레이시아에서 스마트시티 사이버자야 프로젝트의 주춧돌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기관으로는 사이버뷰 외에도 멀티미디어개발공사(MDEC), 말레이시아 고도기술산관그룹(MIGHT),말레이시아 글로벌 혁신&창조센터(MaGIC) 등이 있다. 이 가운데 MaGIC은 말레이시아 재무부가 2014년 설립한 스타트업 육성 기관으로, 사이버자야를 말레이시아판 `실리콘밸리`로 만드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MaGIC에 입주한 스타트업들은 정부 지원으로 제공되는 업무공간, 강당, 회의실 등을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스마트자야에 입주해 있는 다국적 기업들과 공동 프로젝트 진행, 스마트시티 구축에 참여하는 정부기관들이 제공하는 각종 프로그램 참여, 멘토-멘티 매칭으로 인한 인적자원 교류 및 개발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스마트시티 관련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이를 MaGIC 과 연계해 스타트업들이 정부 현안 해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준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비슷한 분야의 다국적 기업들과 협력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많은 말레이시아 스타트업들이 이곳을 거쳐 동남아시아 각국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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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IC과 연계된 파트너사들 가운데 스타트업 지원 관련해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 IBM, 아마존웹서비스, 그랩 등이 있고 프로그램 파트너로는 동남아 최대 로펌네트워크인 지코 로우, 싱가포르개발은행(DBS), 킥스타트, 테크스타즈 등이 있다. 정부 기관으로는 MEDC, 벤처캐피탈 마브캡(MAVCAP) 등이, 시장 파트너로는 구글, 말레이시아항공, OCBC은행, CIMB뱅크 등이 MaGIC과 협력을 하고 있다.
최근 MaGIC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지난해부터 시작해 2년차를 맞이하고 있는 글로벌 엑셀레이터 프로그램(GAP)이다. 아세안 지역 최대 규모로 진행되고 있으며 국가간 차별을 두지 않고 아세안 지역 내 스타트업 육성을 지원함으로써 아세안 첨단산업 발전에 시너지를 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4개월간 진행되는 GAP은 단순한 스타트업 육성 뿐 아니라 시장 연결, 투자자 연결로까지 이어져 지난해 전세계 '톱텐' 엑셀레이터 순위에 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신제품 개발을 앞두고 있거나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술을 갖춘 기업, 아세안 지역으로의 영역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 기업 등이 GAP 프로그램 참여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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