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결산-도미노인상③]대선정국 틈타 기습인상…음료, 과자, 라면 다 올랐다
[2017 유통 결산시리즈-끝]
원재료값 올랐다며 슬그머니 인상…대선정국 혼란 틈탄 꼼수 지적도
패키지 바꾸며 가격 조정하는 '리뉴얼 인상'도 잇달아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작년부터 이어진 먹거리 가격 기습 인상은 현재진행형이다. 대선정국을 틈타 라면, 맥주, 치킨, 햄버거 등 '국민간식'들은 잇달아 가격이 올랐고, 서민들의 지갑은 더욱 얇아졌다. 내년부터 인상된 최저임금이 적용되면서 제조업체들은 또 다시 소비자가를 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 제조사들은 대통령 탄핵 사태로 조기 대선 정국에 돌입한 작년 말부터 잇달아 가격을 인상했다. 원재료값과 인건비 상승 부담, 부자재값이 올라 어쩔 수 없었다고 입을 모으지만, 국정혼란으로 권력 공백기가 온 것을 틈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많았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대통령 선거 전날인 5월8일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밀키스, 레쓰비, 실론티, 솔의눈, 핫식스 등 7개 제품의 편의점 판매가격을 평균 7.5% 올렸다. 칠성사이다 250㎖ 캔이 7.7%, 펩시콜라 1.5ℓ 페트가 3.7%, 밀키스 250㎖ 캔과 실론티 240㎖ 캔이 각각 10% 인상됐다. 롯데칠성음료의 탄산음료 가격 인상은 2015년 1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앞서 최순실 사태가 본격화 된 작년 11월에는 오비맥주가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6% 올렸다. 코카콜라는 같은 달 코카콜라와 환타 출고가를 평균 5% 높였고, 하이트진로도 하이트와 맥스 등 맥주 제품 출고가를 평균 6.33% 올렸다.
부담없는 가격에 끼니를 때울 수 있어 사랑받는 라면의 가격도 줄줄이 인상됐다. 삼양식품은 5월초 삼양라면, 불닭볶음면, 짜짜로니 등 주요 브랜드 제품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4% 인상했다. 농심은 작년말 신라면, 너구리 등 12개 브랜드의 권장소비자가를 평균 5.5% 올렸다.
치킨값도 거듭 인상돼 원재료가 대비 지나치게 비싸다는 논란을 낳았다. 소비자들의 비난이 잇따르자 인상안을 취소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BBQ가 대표 제품인 '황금 올리브 치킨'을 포함한 주요 메뉴의 가격을 최대 12% 까지 인상키로 결정하자, 치킨값 인상은 사회적 이슈가 됐다. 업계 맏형 격인 BBQ의 이같은 결정에 눈치만 보고 있던 경쟁사들도 가격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하지만 치킨값 인상에 대한 비난 여론이 크게 일자, 이같은 계획은 무산됐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나서 국세청 세무조사와 공정위 조사 가능성을 언급하자 백기를 들었다고 업계에서는 해석했다.
일시적인 가격 인하책을 꺼내든 업체들도 있었다. bhc치킨은 올 6~7월 치킨값을 최대 1500원 인하했다. 할인메뉴는 bhc치킨의 신선육 주력 메뉴인 '뿌링클 한마리'와 '후라이드 한마리', '간장골드 한마리' 총 3가지였다. 인하폭은 1000~1500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계농가와 소비감소로 인한 가맹점 피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을 감안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패키지를 리뉴얼하며 가격을 슬그머니 올리는 것도 '인상의 법칙'이 됐다. 새로운 제품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느낌을 줘 가격조정에 대한 거부감을 최소화 하려는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매일유업이 최근 '카페라떼' 출시 20주년을 맞아 브랜드명과 맛, 패키지 디자인, 용량 등을 전면 재단장했다. 1997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인 컵커피 카페라떼를 '마이카페라떼'로 변경하고 제품 패키지도 스키니컵 형태로 바꿨다. 용량은 220㎖로 기존보다 10% 늘렸다. 소비자가격은 개당 1600원이다. 이는 기존 제품(1400원)에 비해 14.3%나 높은 가격이다.
앞서 남양유업도 컵커피 프렌치카페의 용량을 증대하면서 가격을 인상했다. 프렌치카페 컵커피의 가격은 1500원에서 1600원으로 6.7% 올랐다. 용량은 200㎖에서 220㎖로 증량했다. 용량 증대가 이번 가격 인상의 이유라는 게 남양유업 측 설명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리뉴얼 인상은 빙과업계에서도 잇달았다. 해태제과는 최근 아이스바 '아포가토'를 리뉴얼 출시하면서 기존 800원이던 가격을 12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인상률은 50%다. 롯데푸드는 '빠삐코'와 '거북알'을 리뉴얼하며 25%씩, 빙그레 역시 엔초와 더위사냥을 리뉴얼 하며 20%씩 가격을 올렸다.
한편, 시장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내년에도 식품을 비롯한 소비재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2015년 기준 산업별 임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10% 인상되면 전체 물가를 약 0.2~0.4%가량 끌어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률 16.4%를 적용하면 0.32%에서 최대 0.65%까지 물가가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연구원은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저임금 근로자가 몰려있는 농림어업, 서비스업 등의 물가상승 정도가 제조업 등 보다 높을 것으로 분석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